문화, 거대함과 미세함 사이의 초라

찬란하게 빛나는 강물 사이로 흐르는 삶.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오애도 2015. 3. 26. 00:25

 

 엊그제 모처럼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보았습니다.

그 찬란하지만 쓸쓸하고 쓸쓸하지만 아름답고 아름답지만 슬프고 슬프지만 또한 삶과 인생에 대한 목소리 높이지 않고 진솔한 화면에서 보여지는  나지막한 진술이 인상적인 영화. 

 아아!! 지극이 미국적인 핸섬가이 브래드 피트의 우수 어린 연기는' 가을의 전설'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와 더불어 외모로 가려지는 연기력 때문에 괜히 내가 좀 억울한 느낌이 종종 듭니다.  내가 브래드 피트의 팬은 아니지만서도 의외로 그의 영화는 많이 봤습니다. 흠... 물론 가장 인상적인 영화는 모건 프리먼과 나온 지극히 고어적인 영화  '세븐'.

 어쨌거나 나이 들고 나서 보니 영화는 확실히 예전에 볼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게 되더군요. 윤슬로 반짝이는 포스터의 아름다운 장면만큼이나 화면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영화지요.

 강물은 흐르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햇빛 받아 찬란하게 반짝이는 물결의 아름다움 만큼이나 거칠게 흐르는 계곡의 물결 사이에서 플라이 낚시로 잡아 올리는 무지개 송어의 격렬한 몸부림처럼 삶이란게 그런거다... 라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가장 강력한 열망을 이루고-가장 큰 무지개 송어를 잡는 일- 젊은 나이에 죽어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폴과 일생을 반듯하고 모범적으로 살아온 형 노먼의 삶이 대조되면서  영화는 한 편의 그림같은, 삶에 대한 관조를 보여줍니다.

감독이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인데 자꾸 주연을 맡았던 아웃 오브 아프리카랑 헷갈려서 둘 다 감독작이라는 착각을 했다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시드니 폴락- 출연 영화의 영향을 받았지 않았나 싶게 어딘지 분위가 비슷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모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에 집중해서 본 영화... 

 

오래 전에 봤을 때는 정규교육대신 형 노먼에게 글쓰기를 시키면서 반으로 줄이라고 세 번을 퇴짜를 놓던 목사인 아버지의 교육 방식을 보면서 주입식과 암기식 공부가 주를 이루는 내 아이들을 생각했던 게 선명합니다.  

 아아!!! 좋은 시나리오 쓰고 싶은 마음이 가려움증처럼 혹은 통증처럼 일긴 하지만 대체 좋은 영화라는 게 대중성과 상업성인지 작품성이나 예술성인지 그것도 요즘은 헷갈립니다.  

자아~ 기운내서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