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별 거 아닌 날들......

오애도 2004. 6. 19. 12:42

태풍이라지요?

이틀 째 비가 내리는 걸요.

어제는 종일 집안에서 꼼짝도 안 했습니다.

운동도 안 했고 밖에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매달 오는 손님과 더불어 안을 지켰지요.

저녁에 친구가 만나자고 했다가 보기좋게 물 먹입니다.

 

운 나쁘게 비오기 전날 세탁한 울 스웨터가 꿉꿉합니다.

보일러를 잠시 돌리고 방바닥에 평평하게 펴서 말렸습니다.

 

작은 방에 있는 알로에가 두팔을 벌리듯 잎 두개가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문을 열면 이리 오렴!! 하고 맞는 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촉수 같습니다. 조만간 모두어 묶어야겠습니다.

 

설명할 수 없지만 밤새 집이 웅웅 소리를 냈습니다.

그 소리에 시달리느라  역시나 잠을 설쳤습니다.

불면의 밤을 보내고 새벽에 일어나 텅빈 동네골목을 유령처럼 어슬렁거리다 돌아왔습니다.

 

또오 슬금슬금 토요일입니다.

 

요즘 내가 고여있는 우물인가? 생각해 봅니다.

우물은 늘 소리가 없으니까 그런데도 다른 물처럼 고여 썩는 것이 아니니까 잠시 우물인 체 하고 있습니다.

머잖아 콸콸 흐르는 계곡물이거나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물로 살기도 결코 만만찮은 일이네요.

틱!! 돌던지는 인간이나 없었으면 좋으련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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