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엘 다녀오다가 폐지로 내놓은 지나간 패션잡지 몇 권을 주워왔다.
비록 지나간 것이긴 하지만 잡지의 좋은 점은 한 없이 머리 가볍고 경쾌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나는 자기 전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며 별로 따라가고 싶은 마음도 따라갈 능력-??-도 없는 패션 트랜드들을 들여다본다.
흔히 유행을 따라 가는 것이 개성인 것 같기도 하지만 유행이야말로 가장 몰개성화 한 거라고 믿는 나같은 인간한테는 역시나 전혀 감흥이 없다. -지난 겨울 유행하던 허리 끈 있고 털 달린 그 코트들을 보라. 거리마다 넘쳐나던 비슷한 색깔과 모양의 옷들.. 무서버!!!-
하지만 모르고 안 하는 것과 알고 안하는 것은 다른 법. 적어도 어떤 게 유행인지는 그저 지식으로써도 알게 된다.
뭐 그렇게 들여다보니 올 해의 트렌드 컬러가 흰 색, 그것도 퓨어 화이트라고 불리는 창백한 흰색인 모양이다. 허긴 이건 잡지 따위 안들여다보고 인터넷 쇼핑몰 한 번 돌면 다 알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살 빼면 푸르스름하리만치 흰 차이니즈 칼라의 코튼 셔츠 한 벌 사 입으려고 별렀는데 흠.... 걱정이다. -하이넥의 러플 블라우스도 유행인 듯...-유행따위는 일부러 안 -혹은 못-따라가는 인간이라고 해놓고 사 입으면 한 입으로 두말 하는 꼴일테니 말이다. 사실 유행이라서가 아니라 원래 좋아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제법 잘 어울리기도 하는데 못 입고 있을 뿐이다.
여하간 그따위 걱정은 살이나 빼고 해야 하는 것이겠지. 하하.
어쨌거나 지난 겨울에도 다 못 걸치고 들어가게 될 스웨터들은 아마 십년이 지나 입어도 누군가가 새로 샀어? 할 정도로 그저 그런 디자인 들이다. 유행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나란 인간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부박하게 휩쓸려 다니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눈빛이나 갈고 닦으며 살았으면 싶다.
그 눈빛 안에 세상의 트렌드가, 세상의 인간 군상이 명멸해 가는 것을 느끼며 말이다. 변하는 것은 내가 아니고 세상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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