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비오는 물의 날.

오애도 2006. 3. 29. 23:26

일진 사나운 날...

잘 먹고 잘 놀고 즐겁고 보람되게 일하고 와서 붕붕거릴 일이 생겼었다.

그런데 하고 보니 그냥 내 일진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어쩌랴 오늘의 운세...

늘 일은 사람이 내고 해결은 하늘이 내는 법.

피붙이 형제가 형제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어떤 짓을 하고 어떤 말을 했건 감정적 앙금이라는 게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맘이 닫히는 일도 없다. 그저 애잔하게 맘이 아플 뿐...

따뜻한 피를 가진 인간의 한계이자 강점이다.

만약 타인이었다면? 두 말 할 것도 없이 맘이 닫히고 그건 복구되지 않는다. 게다가 성질 더러운 나는 그걸로 그만 끝이다. 좋은 얼굴로 다시 만나 웃어도 그저 그 뿐이다.

나란 인간은 원래 감정의 굴곡이 심하거나 변덕이 심한 축에 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터라 -아닌가??- 폭발한 감정이 쉬 다스려지지 않았다.

뭐 여하간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

 

 

 

울엄니 칠순이 이번 주말이다.

아들이 넷이고 며느리가 셋이고 딸이 하나다.

어찌어찌한 사연으로 가족끼리 고즈넉하게 식사하는 걸로 끝내기로 했다.

백 세장수의 시대를 사는 오늘 날에 그깟 칠순이 무신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가엾고 안되신 울엄니다.

나 혼자 사는 건 스스로는 아무렇지 않고 오히려 행복하기까지 한데 날 바라보는 울엄니 맴을 다는 아니겠지만 짐작할 수 있다. 아니라고 우겨도 불효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엄니...

진짜로 나는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좋은걸요.

엄니가 울엄니인게 감사하고 내가 나인게 좋고 자랑스럽습니다.

늘 껄렁껄렁하게 말해서 장난같겠지만 내가 엄니딸이라는걸 자랑스러워 하실 날이 올 것이어요. *^-^*

저요.. 이래뵈도 하늘을 우러러 바르고 좋은 마음으로 살려고 애씁니다.

 

뭐 인간이라는 동물로 태어나 짝짓기 한 번 못하고 죽을 거 같아 한없이 불쌍해 보이겠지만 그것도 모르는 일...

늘 하는 얘기지만 저 복받고 살겁니다.

보이세요? 엄니....

내게 오고 있는 굳은 껍질 벗겨진 복덩이가...

 

그러니 건강하고 맑은 맘으로 오래 사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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