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혈병 투병기

2차 항암...

오애도 2017. 11. 10. 20:28

오늘 드디어 2차 항암에 들어갔다.

말은 비장한데 오늘 내일 이틀 외래로 30분 씩 자벨스 주사제를 맞는 것이다.

1차 항암은 4일동안 맞았으니까 반으로 준 것이다. 항암 부작용과 병원이 아닌 집에서 치러내야 하는 시간 때문에 왠지 1차 때보다 심란한 것도 사실이다. 뭐 병원이라는 게 문제가 생기면 후다닥 처치가 가능하지만 이렇게 혼자서 집에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또 비틀거리며 응급실행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흠...

원래 2차 항암 직후에 동생이 있는 요양병원으로 가서 회복기를 가질까 했는데 일단 다음 주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 그때까지 별일 없기를...


여전히 감기 때문에 기침과 가래로 숨이 가쁜데도 주치의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열만 안 나면 되는 모양이다. 오늘은 면담 시간이 30초도 안 된듯...

깨끗해요.-골수검사하고도 그랬고 이번에 X레이 찍고도 그랬다.  난 깨끗한 인간이다. ㅋㅋ-그리고는 주사 맞으라고 하면서 수고하셨습니다!!! 하는데 뭔가 다 나았습니다~~ 하는 소리로 들리더라는...


주사 다아 맞고, 5년 째 아산병원에서 항암치료를 하는 사촌동생을 만나 짜장면 탕수육 짬뽕을 점심으로 먹었다. 창밖으로는 잔뜩 비에 젖어 색깔 선명한 단풍 든 나무들이 보였다.

야~ 이기 무슨 황당한 일이냐.  사촌끼리 오순도순 암치료 하러 만나서 점심 먹다니... ㅋㅋㅋ

에이 언니~ 부부도 있는 데 뭘... ㅋㅋ

우린 둘 다 유쾌하다. 그 기저에 어떤 불안과 때로 엄습해 올 지도 모르는 절망이 잠재돼 있을지라도...


그리고는 우산도 없어서 비를 질질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기침도 좀 멎고 가래도 좀 삭고 그리하여 자알 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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