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구13.3 (4-10)
혈색소 12.9 (12-16)
혈소판수 309 (150-350)
절대호중구수 8970
이번 주 혈액검사 결과다. 백혈구는 기준치 이상인데 감기 중이니 그럴 것이다. 호중구수가 저 정도라면 감기균과 죽어라 싸우는 중이리라.
결국 감기 기운 탓에 2차 항암은 다음 주로 미뤄졌다. 베사노이드 처방도 일주일간은 없었다.
터덜터덜 돌아오는데 이상하게 그때부터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돌아와서 한시간을 죽은 듯이 침대에 쓰러져 있었다. 저녁엔 갑자기 콧물이 미친듯이 흘렀다. 이거이 뭐임?
어쩌자고 잠도 안 와서 뒤척이느라 밤을 새고 일어났더니 옴마야 기침에 숨쉬기가 고달프다. 이런!!!! 기관지 확장제 들어간 약 한 포가 남아서 먹었더니 좀 나아졌다.
병원에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결국은 참아보기로 했다. 낮부터는 많이 나아져서 오늘 밤엔 제발 잠이 잘 오기를 기도하는 중이다. 그러면 확 나을 거 같기도 하다.
이건 감기증세이지 암의 증세는 아니라는 것은 안다. 걱정과 공포는 어떤 경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백혈구는 그야말로 몸의 방어군이다. 저 백혈구가 그만 제 정신을 잃고 딴짓을 해서 지 편을 적으로 생각하고 암세포로 변해 무한대로 늘어나 사고를 치는 게 백혈병이다.
혈색소는 붉은 피라고 할 수 있는데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저게 부족하면 빈혈이 오고 그로 인해 산소 공급이 줄어들어 숨이 차고 몸에 엄청난 문제를 일으킨다. 단 몇 발자국 걷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혈소판은 혈관의 출혈이 있을 경우 혈액을 응고시켜 지혈을 하는 역할을 하는데 저것이 부족하면 출혈이 멈추지 않으며 몸 어느 곳에서도 출혈이 일어날 수 있고 뇌나 위장관 출혈일 경우 그야말로 급사를 하기도 한다.
골수에서 오손도손 태어나서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해야하는데 백혈구가 딴짓을 하니 나머지들이 제대로 생성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치명적인 문제들이 생기는 것이다.
호중구는 백혈구를 이루고 있는 것 중의 하나로 저 수치가 감소하면 감염의 위험인자가 된다. 즉 몸에 어떤 감염이 있으면 백혈구는 호중구를 통해 싸움을 하게 되는 것이다.
1차 항암의 과정은 약으로 저 호중구수치와 백혈구를 제로까지 끌어내렸다가-암세포를 제거하는 과정- 다시 정상으로 올라오면 관해가 되는 것으로 발병하기 이전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몇차례의 항암 과정을 거쳐 골수를 깨끗하게 청소-??-한 후에 거기다 타인의 골수나 자신의 골수-미리 채혈해서 깨끗하게 만들어 놓은-를 집어 넣는 것이 골수이식인 것이다. 그리고 골수 이식을 할 수 없는 유형은 항암만으로 치료해야 하므로 굉장히 힘들고 완치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급성골수성은 M0부터 M7까지 8개의 유형이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과정의 어려움은 천차만별일 것이고 혈액암은 온 몸에 암세포가 퍼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암세포를 모두 제거하는 것도 어렵고 재발의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온몸의 혈액을 갈아치우려니 몸에 미치는 데미지는 사실 상상할 수조차 없다. 2차 항암 하고 돌아온 옆 환자의 토하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하느님 소리가 절로 나오기도 한다.
어쨌거나 나의 발병 징후는 유달리 혈소판 수치가 낮아서 온 몸에 멍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혈소판 수가 15만에서 40만까지가 기준치인데, 병원에서 처음 혈액검사 했을 때 내 혈소판 수치는 만오천 정도였다.
만약에 병원에 안 가고 한이틀 쯤 더 있었으면 나는 내출혈로 침대 위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을 지도 모른다.
흠...
투비 컨티뉴~~
'나의 백혈병 투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차 항암... (0) | 2017.11.10 |
---|---|
병의 시작... 징후 1 (0) | 2017.11.08 |
고마워... (0) | 2017.10.26 |
ATRA 부작용을 검색하다가... (0) | 2017.10.22 |
어째... (0) | 2017.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