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혈병 투병기

2차 항암 11일 째...

오애도 2017. 11. 21. 20:10

병원에 다녀왔다. 항암 이후 일주일에 두 번 외래가 잡힌 것.

지난 금요일의 피검사 수치에 비해 나흘만에 모든 수치가 많이 내려갔다. 백혈구와 호중구 수치만 급속하게 내려갔고 적혈구와 혈소판 같은 다른 수치들은 그런대로 괜찮다. 

백혈구 1000 호중구 350... 당연히 면역력도 후루룩 떨어질 것이다. 


수치들은, 항암 시작한 날을 기점으로 2주 째 되는 날부터 슬슬 오르는 거라고 했으니까 이번 금요일까지 수치가 더 내려갈 지는 모르겠다.

어젯밤부터 컨디션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 모든 점막들이 예민해져서 코 안, 구강, 눈, 항문 기타 등등... 이 쓰리다.  심한 몸살 앓는 것처럼 몸 전체가 아프다. 병원 가는 중에 서너번 다리가 휘청!!하기도 했다. 흠...

자벨스 씨 영향이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병원에서 1차 때에는 이 무렵 하루에 세 번, 두 팩씩 항생제를 들이 부었었다. 항생제 부작용으로 갤갤 댔던 거에 비하면 뭐... 이번엔 정말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겠다.

딸랑 항생제 사흘치 하루에 한 번 먹는 걸로 처방 받아왔을 뿐이니까...  

그렇지만 어떻게 포장을 해도 항암제라는 것은 일종의 독약이다. 나는 공인된 독약으로 내 몸의 피를 세척하고 있는 중...

견딜만은 하지만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체 얼마큼 힘들어야 힘들다고 징징댈 수 있는 것인지를 모르겠어서 그냥 꾸역꾸역 견디는 중...

명색이 암환자인데 그것도 안 괴로울 수는 없지 않은가 싶어서... ㅋ


아니면 정말 더 힘든 다른 백혈병 환자들에 비하면 껌 만큼의 힘듦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그러므로, 뭐 이까이꺼로 징징대면 벌 받을 거 같아서 참는 것이기도 하다.

내발로 터덜터덜 전철을 타고 외래로 백혈병 항암을 할 정도라면 ... 사실 축복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어떤 트러블 없이 자알 물 흐르듯  진행되고 있다.


부디 금욜 병원 갈 때까지 사고치지 말그라... 내 몸의 착한 백혈구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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