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쇠가 난무하고 토르의 해머로 대변되는 묵직한 질감이 굉장히 다이내믹하게 화면을 덮는다.
혼자서 터덜터덜 걸어가 마직막 회를 보고 좀 전에 왔다.
그럼에도 머리와 가슴은 한없이 가볍고 가볍다. 모든 페어리 테일적-??-인 요소가 다아 들어 있는 영화. 영웅, 초능력자, 신, 자상하고 다정한 가장,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 변신, 희생양 모티프, 너무나 단순한 선악 대결 구도, 단순하지만 그래도 박수쳐 주고 싶은 휴머니즘, 연애, 능글맞기도 여유롭기도 한 유머... 등등
블레이드 러너나 스페이스 오딧세이나 스타워즈의 미술들이 스케일과 디테일의 옷을 입고 있어서 그렇지 속살은 여전하다.
며칠 째 정말 멀미날 정도로 대본을 읽고 있다. 오래 된 단막 대본들은 사실 대단히 전형적이고 지극히 교과서적인 것들인데 막상 내가 쓰려니 정말 한 씬도 안 나온다. 열심히 좌절감만 확인하는 중. 이전보다 훨씬 멍청해졌거나 감이 떨어졌거나 아니면 첨예하게 보는 눈만 발달해서 손이 장애가 된 것인가...
머리속 어느 부분이 잔뜩 엉킨 실타래인데 이게 한번에 후루룩 풀리는 날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영화는 재밌었다.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의 미덕... 볼 때도 보고 나서도 머리가 가볍다는 것. 멋진 남자들이 무더기로 나와서 눈이 즐거웠다. 떡볶이 사리 뭐 이런 한글 간판이 반갑기도 했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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