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추위가 제 집으로 돌아가질 않습니다.
엄니는 어제 운동 나가셨다가 겨우 두 바퀴 돌고 들어오셨습니다. 착한 내 나라의 날씨가 삼한사온의 미덕을 접기로 했나 봅니다.
정확히 일주일 동안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이들 시험기간이었고 나는 우리말 겨루기 녹화가 잡힌데다 녹화일인 화요일에 시험이 끝났던 터라 그 일주일 동안을 아이들과 같이 밤 열두 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었지요. 우리 집에 오면 아이들이 갈 생각을 안 한다는...
녹화는 자알 끝냈습니다.
멀리 대전서 친구가 응원단으로 달려와줬고 처음 보는 고모 친구를 위해 공주처럼 예쁜, 친구의 조카들이 학교도 안 가고 와 줬습니다. 방송국 구경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했지만 그 발랄하고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 보면서 괜히 가슴이 뭉클해왔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아이들 데리고 와 준 엄마도 고맙고... 어떤 것이 유리조각이고 어떤 것이 다이아몬드인지 알려고 애쓰는 안목에 박수를 보냅니다. 인원수 초과해서 한 친구는 열외로 앉았다는...
그날 아침, 한참 전에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으쌰~~ 잘 하고 오라고 초등학교 동창들의 응원 메세지들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방송은 다음 주 월요일입니다. 결과는 얘기하면 잡혀가니까-???- 방송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본방사수!!! ㅋㅋ
창밖으로 챙하고 추운 공기가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이고 있습니다.
무언가 혹은 어딘가 먼 곳을 다녀온 것 같습니다. 며칠 이유 없는-것은 아니고-불면의 밤을 지낸 터라 엷은 두통을 앓고 있습니다. 감기 몸살의 전조 증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니는 여전히 물리적으로는 자유롭지 못해서 내가 손발노릇을 하고 있지만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녹화하러 가던 날 힘차게 하이파이브 해 주신 울엄니... 막냇동생이 보더니 많이 좋아지셨다고 하는 걸 보니 객관적으로도 나아지고 있는 게 확실합니다.
오늘은 연말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이야~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와야겠습니다. 나가면 어딘지 모르게 으쌰으쌰 기운을 받고 오는 엔돌핀같은 친구들입니다.
행복하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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