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과는 별 관계없이 그냥 아주 나쁘다. 몸도 아니고 생각도 아니고 뭐랄까 그냥 정서가...
날씨나 계절 탓도 아닐거고 일상의 이러저러한 문제도 아닌 그저 정서일 뿐이지만 호르몬 변화에 의한 것이 분명하다.
알면서도 이 정서의 안정이 맘대로 안된다.
존재의 허무를 일깨우는 정서 밑바닥의 들끓음에 중간중간 시달린다.
중요한 것도, 귀한 것도, 믿고 싶은 것도, 믿어지는 것도 없이 그저 주위는 바삭바삭하게 느껴지는데 내 몸은 어딘가 발이 땅에 디뎌지지 않는 듯 하다. 어떤 부분의 신경은 꽤 날카로워지는데 또 어떤 부분은 아주 무디어지는 희한한 경험을 한다.
나는... 원인도 알고 지나가리라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뻔하지만 안다고 해서 모든 것을 개선할 수 있다면 살아가는데 고뇌따위는 없겠지.
얼라들 시험기간이라 어쨌거나 밤 늦게까지 바쁘다. 그럼에도 중간중간 내가 디디고 있는 바닥이 얄팍해지는 그리고 주위의 모든 사물이 낡고 초라하고 또한 퇴락해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게 깊어지면 달리는 자동차에 뛰어 들고 싶거나 높은 산에 올라가 골짜기에 몸을 던지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흠...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어떤 것으로도 해결 될 수 없는 근원적인 인간의 존재 문제다.
사람이니까 존재의 허무도 있을 것이고 때로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가치에 대한 의심도 생기는 것이겠지.
그럼에도 희한하게 쿨쿨 잠을 자알 잔다. 그 전에는 불면증 정도는 아니어도 뭐 잠에 그닥 집착을 하거나 즐기는-??- 인간이 아니어서 이렇게 자알 자는 일이 드물었다. 그런데 요즘은 자고 나면 몸이, 이야!! 잘 자서 고마워~~ 하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고 나면 어딘가 먼 곳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 지경이다.
흠... 그런 의미로 세상은 참 불가사의하다.
그리고 내 하느님은 참 고마운 분이다. 그냥 가져가는 것 없고 그냥 주는 것이 없는 건 어쨌거나 빚지는 기분이 들게 하지 않으니 말이다.
세상을 향해 혹은 신을 향해 무엇을 달라고 하지 말아야지.
내 몫은 이미 주어졌고 그것을 감사히 받는 맘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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