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변진섭-
서른 즈음에-김광석-
슬픈 그림같은 사랑-이상우-
이등병의 편지-김광석-
거위의 꿈-카니발-
옛 이야기-김규민-
어제 남대문 시장 거쳐 남산길 걸으며 줄기차게 들었던 노래들이다. 아이폰 사고 아이튠스 다운 받았는데 어쩌자고 옛날 노래들이 주욱~~ 떴다. 노래 넣는 거 가르쳐 주던 아이가 이거 선생님 노래예요~~ 했는데 나는 그런 노래를 다운 받은 적도 산 적도 없었던지라 정말로 ????? 였다. 그 중에 몇 곡을 아이 폰에 담고 나머지는 지난 번 포맷하면서 모두 날아갔다. 하여 남아 있는 것은 저게 전부다.
CD에 있는 음악 넣는 거 해 봐야 하는데 구찮다. 우쨌든....
남산길 걸으면서 주구장창 노래를 들었고 버스 안에서는 말되는 문법이라는 앱을 받아서 영어 공부를 하는데 그야말로 의문사+ to부정사 어쩌구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아주 재밌다. 아이폰에서 오디오는 멀티 태스킹이 안되는지 음악을 들으면서 할 수 없는 게 아쉽다. 흠... 영어 잘 하기 위해서는 여기저기 전철이나 버스타고 다니면 좋을 듯... 아니면 화장실에 들고 가서 해도 집중력 최고일 것이고... ㅋ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문득 쉰 즈음에라는 말에 떠올랐다. 내년이면 마흔 아홉이고 그리고 쉰이다. 이거야말로 쉰 즈음에.. 를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체 나란 인간은 무얼 하고 있는지 두리번거리게 된다. 그리고는 별로 하는 일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문득 부끄럽다. 게으름의 소치다. 난 좋은 머리-??-도 가졌고 건강한 몸도 있고, 나름 이것저것 열정도 많은데 그 모든 것을 싸그리 제로로 만드는 것은 바로 물리적인 게으름이다. -정신적으로 게으르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흠...
엊그제 시골서 돌아와 여인의 향기인가 하는 것을 연속으로 세 편, 마지막 회까지 봤다. 뭐 앞 부분을 딱!!한 번 봤는데 겨우 그 정도의 정보 갖고도 모든 것을 거의 다 이해한다는 것이 참 불가사의하다. 어쩌면 그렇게 소소한 중간 과정이라는 것은 그저 과정으로써 지나는 것이고 모든 것은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나는 지금은 전혀 안 쓰고 있지만 전공이 드라마...
어쩐 일인지 언젠가부터 시한부 삶이 모티프가 되는 드라마가 참 많은 것 같다. 사실, 어떤 갈등도 죽음만큼이나 극한적일 수는 없으니까 아마 작은 충격이나 갈등에는 내성이 생긴 시청자를 끌어오는 방법으로 가장 손쉽게 쓸 수 있는 갈등양상인게 분명하지만 글쎄... 죽음이 너무 흔해서 더 이상 애통하지 않을 날이 오게 될는지 모른다. 드라마건 실제건 남의 죽음을 너무 많이 접하다보니 죽음이 그렇게 쉬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의 버킷 리스트인가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어떤 걸 계획하고 실행해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죽기 전에 해야할 101가지 이런 책도 있었던 거 같은데 나야 그렇게 꽉 맞게 정해 놓은 것은 없지만 그저 해야할 일이 많다는 생각은 자주 한다. 물론 그 따위 것들을 해서 무슨 소용인가... 하는 마음도 들지만 아무것도 할 게 없는거 보단 백 배 낫다.
어쨌거나 몇 개나 되는 지 리스트업을 해 놓으면 실천하는데 도움이 될는지도 모른다.
혼자 걸으면서 늘 깨닫는 것은 내 일상의 많은 것들이 고맙고 감사한 것 투성이라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내 힘으로 안 되는 것들에 버둥거리는 마음도 쉽게 다스려진다. 마음이 평화롭지 않아서 들여다보면 거기엔 그렇게 탐욕이 자리잡고 있는 게 분명한데 누구든 내 몫은 탐욕이 아니라 정당한 몫이라고 우기고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돌아와서 묵은 영어책들을 죄 꺼내봤다. 누렇게 떠서 묵은 종이 냄새가 나긴 하지만 내용이야 별 문제 없을테니까 심심풀이로 공부나 해야지. 죽기 전에 해야 할, 혹은 하고 싶은 일에 외국에 나가서 두어달 씩 아니면 육 개월 씩 살아보는 일도 있으니까...
예전에 돈 없어 영어테잎도 못 사서 들었는데 그거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가진 것을 둘러보면 온통 감사한 것 투성이다. 그리고 가진 것을 다아 활용하지 못하는 게으름이 미안하고 부끄럽다. 그걸 주신 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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