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행운 쑥쑥!! 개운 활짝!!!

오애도 2009. 9. 10. 11:11

 두어달 전에 아주 작은 싹이 올라오는 것을 사다 꽂은 개운죽입니다.

불가사의하리만치, 종종 믿어지지 않을만치 쑥쑥 잘 자랍니다. 햇빛 거의 안드는 일층인지라 다른 화초는 대부분 키울 수 없어서 그저 물만 먹으면 잘자라는 식물을 갖다 놨는데 거의 본 가지하고 키가 같아지려고 합니다. 친구는 척박한 환경이라 그렇다고 실실 비웃지만-??- 그러기나 말기나입니다.

 

역시나 믿어지지 않을만큼 잘자라는 행운목...

저 통안에 세그루를 넣어놨다가 자꾸 싹이 나오는 바람에 한 그루를 빼놨습니다.  

 

 

 

이렇게 어느날 불쑥 싹이 나와 있는데 이번엔 두 개가 한 번에 나와서 경쟁하듯 자랍니다. 나오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보니 다른 나무에 치어 있길레 쌈장 통 자알 씻어 담아놨습니다.  주인이 털털해서 그저 아무 통에나-냉장고용 얼음통, 다 먹은 고추장 통, 빈 넛 통 등등- 담아놔도 없는 집 자식들 보리밥에 된장찌개만 먹여놔도 지들끼리 쑥쑥 바르게 자라듯 커가고 있습니다. 이름대로 행운이 움트고 운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며칠 째 쇠고기 넣은 미역국이랑, 잡뼈 고은 국물을 곰탕처럼 먹다가 물려서 된장찌개 끓였습니다. 부푼 두부와 칼칼한 청양고추 그리고 강원도산 감자와 울엄니표 호박 넣어 바글바글, 보글보글 끓였습니다.

 

 

 

그리고 감동적인 햅쌀밥... 이렇게 밥이 맛있고 좋은데 살 빼려고 아둥바둥 하는 일이 힘들 밖에요.

마음 놓고 맛있게 먹으니까 오히려 살이 내리려는 폼을 잡는다는 믿지 못할 일이 일어나려고 합니다. 그럼 그게 스트레스 성 살이었는지도.....

흥보가의 밥타령 중에...밥 먹으니 좋다, 밥먹으니 좋다. 신농씨 복희씨... 어쩌구 하는 대목이 떠오를 지경입니다. 하하하.

 

어제 동대문 시장엘 갔었습니다. 친구 만나기 전에 혼자서 어슬렁거렸던 청계천 지퍼 시장...

저길 보면서 세상엔 정말 내가 모르는 세상들이 씩씩하게 굴러가고 있구나... 실감합니다. 이런 나름의 방식으로 '나'도 살아가는 것이겠지요.누구에게도 드러나지 않지만 거기엔 분명  나름의 치열함으로 주어진 몫을 살아내듯 사람들도 각자 자기 몫을 살아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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