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부터 시장엘 다녀왔다.
살 때는 모르겟는데 집에 가져오면 그것을은 모두 너무 양이 많거나 부피가 크다.
우유통 모양에 백 오십개나 담긴 츄파춥스며 머쉬멜로우 들어 있는 핫초코며 덕용포장 크래커며...
물론 내가 먹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먹든 먹어치우면 어떤 형태로든 또 시간은 흘렀을 것이다.
봄이 오면 혹은 이제부터 하고 싶은 것들...
피아노 배우기.
수학공부.
헬스클럽 등록해서 운동하기.
수학공부는 실실 시작했고, 헬스클럽등록은 다음 주부터 하기로 약속했다. 피아노학원 등록은 월욜날 할 생각이다. 그것들을 배우며 실력이 향상되거나 포기할 때 쯤, 또 한 묶음의 시간은 흘렀을 것이다.
아무 것도 안해도 시간은 흐르고 무언가에 열중해도 시간은 흐른다.
사실 무언가에 열중해 그것을 이루어 놓는다고 뭐 대단한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느닷없이 수학선생을 하겠다고 설칠리도 없고, 피아니스트가 되어 무대에 서는 일 따위는 더더구나 없을 것이다. 헬스클럽 등록해서 운동하믄 적어도 가벼운 몸은 되겠지....
다만 나는 나를 시험해보 싶다.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못했던 것으로... 혹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데 더 유능한 인간일지도 모르지 않은가? ^^;;
끝자락에 다다른 것들은 어딘가 추레하다.
계절의 끝자락이 그렇고 삶의 끝자락의 그렇고 인간관계의 끝자락이 그렇다.
계절의 끝자락이다. 끝을 보이는 것은 추레하지만 시작하는 것은 생기발랄하다. 나는 끝을 보는 인간일까? 시작을 염두에 두는 인간일까?
어쨌거나 끝이 아름다워지려면 어찌해야 하는 것인지....
나이 들면서 안게 되는 화두이다.
물고기 밥을 주고 샤워를 하고 세탁기가 돌려 놓은 세탁물을 널고 집을 나설 시간이 되었다.
확률 80퍼센트의 외박이 잡혀져 있다.
빈 집안에서 냉장고는 웅웅거리며 돌아갈 것이고 어항속의 물고기는 헤엄을 칠 것이며고 빨래들은 말라갈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는 것이다.
사족:: 다친 아이에게 다음 날 전화했더니 그만그만하단다.
'제 불찰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선생님. 거기서 놀지 않고 검도장에 갔어도 다쳤을 거예요.'
나는 좋은 운에 처해 있는 것이 확실하다. 같은 상황에서도 나쁜 운이면 내탓을 하게 되는
일이 생길 것이고 내가 한 말이나 행동은 오해와 구설과 시비가 일어났을 것이고 분란과
파탄이 오는 법이니까...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일상은 늘 불가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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