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설탕 혹은 쌀가루같은 눈이 내리는군요.
내리는 양태를 보니 송이송이 함박눈에 비하면 많이 내릴 눈입니다.
하지만 기온이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은 툭툭 떨어져 내리고 처마-??-에서는 똑똑 눈녹은 물방울이 지금 앉아있는 작은 방 창문앞으로 떨어집니다. 안쪽 창문만 열어놓았더니 제법 쌓인 눈을 얹고 있는 앞집 상록수가 격자로 된 철망 사이로 보입니다.
올들어 가장 많이 내린 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에서-
요즘은 꽤 인간이 되어가는 탓에 두시 이전에 자고 여덟시 이전에 일어나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늘상 들여다 보는 책이나 컴퓨터 화면이나 티비 화면탓인지 아침에 일어나면 그야말로 눈이 침침해집니다. 침대에 누워서 켜는 티비 화면의 자막이 어리어리해 뵈는데 꽤 신경이 쓰입니다. 맘 같아서는 탁 트이고 푸르디 푸른 하늘이거나-부석사의 겨울하늘이 문득 떠오른다.-, 시린 녹색의 숲이라도 봤으면 싶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잔뜩 무언가 망막에 끼인 것 같은 것이 일시에 걷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운-雪- 내린 아침에 침침한 눈-眼- 이야기를 하게 됐군요.
학원까지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 시간을 걸어가려고 맘은 먹었는데 모르겠습니다.
물밑처럼 고요하고 평온한 날들입니다. 들끓는 욕심도 없고 들끓는 애탐도 없습니다.
때로 재기발랄한 친구들과 왁자하게 만나 놀거나, 명색이 선생이랍시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눈을 빛내며-??- 듣고 있는, 나보다 동년배이거나 더 어린 학부형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목이 쉬도록 알라들과 토론을 하거나 지치도록 수영장을 돌거나 아니면 무념 무상의 맘으로 한없이 걷거나....
이것이 평화인지, 나른하고 지루한 일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심심해서 엊그제 친구들이 사다 준 딸기 몇개 들고나가 눈위에 장난을 쳐볼까 생각도 햇습니다. ^^;;
쪼로록 흰눈 위에 딸기 늘어 놓으면 생크림이나 쉬폰케잌 위에 얹혀진 '딸기케이크'가 되는 놀이 같은 거 말입니다. 후후.
재미 있겠지요?
행복하십셔~~ 눈이 와서 훨씬 고적한 분위기가 떠도는 한 낮입니다.
사족: 딸기 들고 나가 눈 위에 하트 그렸습니다. ㅋㅋ
그림 솜씨가 서툴러서 웃기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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