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뜨겁지만 제법 가을 냄새가 난다. 아침 저녁 공기의 질감이 확실히 다르고...
어제 세 번째 운전면허 도전.
우리 동네 면허 시험장이 물에 잠겨서 벌써 두 주째 저기 서부 면허 시험장에서 시험 보는 중.
지난 번에도 언덕을 못 넘고 또 탈락-핸들이 비뚤어진지도 모르고 그저 꽈악 붙잡고 있다가 어어 하는 사이에 옆으로 갔고 어리버버하다가 3초 멈추는 걸 못해서 탈락.
아니, 왜 핸들이 반듯하지 않은 거예요~~. 하는 아줌마스러운 항의에, 아니 그런 것까지 잘 보고 하셔야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차로 시험을 보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감? 그것도 국가 시험장인디...ㅠㅠ
서투른 숙수 안반 나무란다고 괜히 연장 탓.
하여 일단 경사로 넘는 걸 목표로 삼았는데 어제는 경사로를 넘긴 했는데 탈선으로 탈락!! 운전대 잡아 본 게 실내 연습장에서 두 시간 잡아본 게 전부라서 아직은 핸들 감이 안 잡힘. 그래도 열 번까지는 해 볼 생각.
다음 주 수요일엔 경사로 넘어 좌회전 하고 교차로 지나고 주차코스 진입까지 하는 걸로...ㅋ
면허시험장이 외곽지역에 가까워서 공원도 많고 나무들도 많고 도로도 한가하고... 잠시 나들이 하는 기분으로 다녀오는데 나란 인간이 시험이 주는 긴장감, 기대감 같은 걸 좋아해서 꽤 즐겁다.
지난 주엔 5분 만에 탈락하고 근처에 있는 친구 매장에 들러 이런 저런 얘기를 늦게까지 하고 돌아왔다.
어제는 버스 타고 중심가로 나오는데 한시간 가까이를 마포구 오래 된 동네의 좁은 골목-?-을 굽이굽이 돌아 홍대 앞과 신촌을 거쳐 남대문시장 앞에서 내렸다.
30년 전 쯤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봤던 산울림 소극장 앞을 지나면서 연극 끝나고 친구들과 한참을 걸어 내려왔던 기억도 잠시 더듬었다.
같은 서울인데도 이상하게 그쪽 동네는 가게 되는 일이 잘 없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그리 넓은 세상을 밟으며 사는 것은 결코 아닌 듯...
어쨌거나 모처럼 남대문시장에 들러 칼국수도 한 그릇 먹고, 수영복 세트도 새로 사고 ,옷도 한 벌 사고, 내의도 사고 돈을 물 쓰듯-?? 나는 물은 아껴 씀- 하고 왔다
버스 정류장 앞 커피 집에 들어 창밖 보며 디카페인 아아 마시며 땀도 식혔다. 햇살이 뜨겁긴 했지만 하늘은 분명 높아져 있었다.
오오 평화롭고 행복하고 보람찬 수요일...
온 몸에 햇빛을 가득히 받아서인지 돌아오는 버스에서 꾸벅꾸벅 졺.
집에 와서 뒹굴거리며 책 읽고 열공 영어!!
운전면허 시험 끝나면 그 다음엔 TOEIC이나 TOEFL 도전!!
할 것은 많고 세상은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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