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몸살은 꽤 오래 갔고 어!? 몸이 좋아졌네!! 하는 순간 이번엔 감기 군이 찾아왔다.
이태 전 그러니까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에 아주 심한 감기에 걸려 3주 쯤 지독하게 고생을 했었다. 몹시 심한 기침에 몹시 심한 가래에... 감기에 걸리고 그 경과가 하도 생생해서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주위에 다섯에 둘은 비슷한 감기에 걸려있었던 것도 기억하는데 그때 코로나검사를 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확진자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동유럽 여행을 예약해 놓았던 터라 떠나는 날까지 기침이 심해서 이 상태로 어떻게 비행기를 타나... 걱정했었는데 놀랍게도 비행기 타고 잠깐 기침한 후에 폴란드 공항에 내리자 씻은 듯이 나았다. 허허.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 얼마 안되어 코로나사태-??-가 터졌다.
두 해가 지나 비슷한 시기에 감기가 걸린 건 그저 지금이 감기가 창궐하는 시기인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감기가 찾아와 콜록거리며 나는 역설적이게도 내 건강에 감사함이 뭉클뭉클 솟아난다.
감기 시작 무렵에 콧물에서 그치지 않고 편도선이 아프면 이건 빼박 일주일 이상이다. 편도선을 건드리고 가래와 기침의 과정까지 다 지나가야 낫는다. 내 경우에는 병원엘 가도 목을 안 아프게 하거나 특히 기침을 멎게 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대충 집에서 따뜻한 물을 마시거나 소금물 가글로 버틴다.
열이나 두통은 없으니까 해열진통제는 의미가 없을 거고 하여 엊그제 일 끝나고 돌아오면서 종합감기약 한 팩을 사와서 저녁에만 먹었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 ㅋ
그리고는 잠이 실실 올 듯하면 미련 없이 불 끄고 누웠다. 사흘 중에 이틀은 잘 자고 하루는 꼴딱 샜다. 어젯밤엔 잘 잤으므로 오늘 컨디션이 훅!!! 좋아졌다. 기침이나 옅은 가래 때문에 성가시긴 하지만 뭐 이제 더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수명이 일주일 아니면 7일이라니까 이제 사흘 정도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ㅎ
어릴 때부터 수십년 동안 나는 이런 식으로 감기와 만났고 비슷한 과정을 거쳐 그 감기를 보냈다.
백혈병 이후에 오히려 감기는 덜 걸렸는데 그게 나일 먹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면역 체계가 달라져서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내가 스무 살에 걸렸던 감기를 지금도 똑같은 방법으로 거치고 보낸다면 뭐 어디가 크게 나빠진 것은 아니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기저질환 같은 것도 없고-잠깐 천식 증상이 있었을 때는 양상이 많이 달랐다. 감기가 공포였다는!!- 이전에 큰병 앓은 환자였으니까 면역력 떨어졌을 거야.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없다. 의외로 좋아진 부분도 있어서 그걸 감사해 하면서 살고 있다.
특히 머리숱 많아진 것. 허허허
한참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가 한 블럭을 사이에 두고 살고 있었다.
지금 집으로 이사오기 전엔 같은 블럭에 걸어서 오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어쩌면 우연히 스쳐 지나갔는지도 모를 일이다.
벌써 3주 째, 나 쉬는 날이면 언니 맛있는 거 먹어요~ 해서 만나 이런저런 묵은 얘기를 했다.
이 샐러드는 지난 수요일, 내가 다이어트 한다니까 집에서 만들어준 참으로 정성스럽고 호화스럽고-?- 맛있었던 음식!!
조만간 친구가 외국 나갈일이 있어 당분간 못 만나겠지만 이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친구가 산다는 것은 어쨌거나 축복이다.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을 보내고 거울 앞에 선 누이같은 나이에 들어섰으니 마음과 생각과 시각이 느긋하고 여유로워져서 참으로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좋은 글을 써 보자는 의기투합도 있었고... 하하하.
한동안 많이 바빴다.
쉬는 날에는 손님들이 찾아 왔고, 엄니 기일과 큰오라버니-가 벌써 -회갑이라서 당일치기로 청주 내려갔다 온 게 두 번이고 고구마순 따서 김치 담았던 그 고구마 캐러 대전 친구에게도 다녀왔다.
그 와중에 몸살 씨도 왔었고 감기군도 왔다.
누가 뭐라든 나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거나 보고싶어하지 않은 것보다야 열 배 나은 삶이라는 생각.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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