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생일...
김영모 빵집에서 10%할인권이 와서 쬐끄만 케이크 하나를 사 왔다. 이름이 스트로베리 샬롯??이었나...
다시 태어나-??- 처음이라고 초 한 개만 달라고 해서 꽂고 불을 켜고 혼자 불었다.
앞으로는 별일 없이 잘 살아가자고 이만큼 살았으면 잘 살아왔다고 혼자서 마음을 토닥토닥 하며 불을 껐다.
그리고는 저당질 다이어트고 뭐고 혼자서 다 먹어치웠다. 보기엔 커 보이지만,
사실은 요만한 것...
아침에 미역국을 끓이고 흰밥을 하고 빚어놓은 동그랑땡을 부쳐 먹었다.
미역국을 끓이면서 엄니 생각을 했다.
건강이 나빠지기 전 엄니는 생일이면 아침에 전화를 하셨다.
늘 조용한 목소리로 ...
오늘 생일이잖어. 미역국이라도 끓여 먹어...
늘 씩씩한 체하는 나는, 걱정 마셔유 미역국도 끓여먹고 생일 잔치도 미리 했어유.
시간이 흐르면서 엄니는 종종 깜빡 하시기도 했고 어느 땐 하루이틀 지나서 전화를 하시기도 하셨다. 지금 보니 어제가 니 생일이었네. 미역국은 먹은 겨?
내집에 와 계셨을 때 세번의 생일을 보냈다. 내 손으로 미역국을 끓이고 불고기도 해서 아침을 차려 놓고,
오늘이 내 생일이여.
그랬냐?
낳아줘서 고마워유~
그리고는 아무말 없이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했다.
엄니 돌아가시고 나니 생일날 미역국 먹었냐고 전화해 주는 사람도 없다. 하하.
그랬더니,
멀리 거제도에 사는 대학동창인 친구가 불쑥 전화가 왔다.
언니 미역국은 먹었슈~
어찌 알았냐?
밴드에 떠 있던데...
이상하네. 작년에 내 생일 비공개로 돌려놨는디...
한달 전에 친구 만나고 돌아오는데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내가 엄니 드릴 아이스크림을 사는 동안 친구는 화장실 갔다오더니 봉투를 내밀었다.
생일은 한참 멀었었는데... 나는 봉투째 그대로 갖고 있다가 케이크를 사고 어제 필요한 속옷을 샀다.
고마우이~
어쩌면 인생은 어떻게 이야기해도 결국은 혼자 하는 세리모니다.
'나'로 태어나 '나'로 살다가 '나' '혼자'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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