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칼을 확!!!! 잘랐습니다.
퇴원하고 밀었던 것이 제법 길어서 숏컷 정도의 길이가 됐었는데 반곱슬머리인지라 머리카락이 중력을 거부하고 위로 자꾸 뻗쳐서요.
저렇게 짧게 자르니 얌전해졌습니다. 하하.
머리숱이 굉장히 많아져서 어리둥절 할 정도입니다. 정수리 쪽은 좀 아쉽지만 옆머리나 뒤쪽은 제법 수북해서 30대 이후로 불가능했던 머리 스타일 즉 짧은 커트머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배냇머리처럼 새까맣게 났는데 요즘은 흰머리도 몇올 올라옵니다.
오랫동안 정수리 부분에 소갈머리-??- 없어서 허옇게 두피가 보였던 터라 굉장히 초라해 보였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하여 몸 시스템이 바뀌지 않고는 일어날 수 없는 기적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도 늘릴 수 없는 게 사실 머리숱일 겁니다.
게다가 머리카락 가늘어지는 중년이고 그 무서운 항암제 투여를 했고 원래부터 가뜩이나 적은 머리카락이었는데 내 몸에서는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흠...
아주 짧게 쳐버리니 오히려 스타일리쉬해 보입니다. 친구들은 지금까지 내 머리스타일 중에 가장 멋있다고...^^;;;
하여 나머지 삶을 저 머리스타일로 살아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얼굴은 별보잘것없지만 그래도 아주 잘생긴 귀를 가지고 있다는... ^^;;
몇주 째 곰실곰실 보이지 않는 곳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퀼트천들을 정리하다가 몇해전 겨울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겠다고 사방 5Cm로 잘라놓은 크리스마스 천들이 나왔습니다. 그걸 이어서 산타클로스나 트리 만들일은 요원할 거 같아서 실용적으로 주방장갑을 만들었습니다.
패치워크...
여긴 다른 쪽...
주말에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모두 일곱 개를 만들었습니다.
다음 주에 있는 내 생일을 기념해-??- 삶의 축복 같은 친구들에게 약소하지만 선물로 하나씩 줬습니다.
하루에 두 개씩 만들었는데 날 더워서 손에 땀나는 바람에 퀼트 바늘이 하루에 한 개씩 녹슬어 버리게 됐다는...
내 땀엔 뭔가 아주 지독한 화학성분이 있는지 퀼트 바늘도 그렇고 금속으로 된 독일산 뜨개바늘도-겨울이었음- 죄 색깔이 변하는데 예전에 선생님 말씀이 나같은 사람 처음이라고...
어쨌거나 새 삶을 얻은 첫 번째 생일이라고 미리 밥도 얻어 먹었습니다. 약 먹는 것도 끝나서 에헤라디야...는 아니지만 맥주도 마셨습니다. ㅋㅋ
약 먹는 동안 가끔 생기던 근육통도 말끔히 사라졌고 다이어트 효과로 온 몸의 체지방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며칠 째, 겨우내 입었던 니트들을 조물조물 빨아서 정성들여 물을 빼고 널어 말려서 차곡차곡 겨울옷 상자에 넣습니다. 20년도 넘은 그 순모 니트들은 조심스러운 물세탁을 하면 손목이며 목부분의 시보리가 새것처럼 수축하는데 그게 참으로 묘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저탄수 다이어트 중이라 그래도 정성스럽게 나 먹자고 고기를 굽고 요리를 합니다.
삼국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매일매일 마음 무겁지 않은 다큐멘타리를 두어편 씩 봅니다.
유투브를 보면서 가끔은 혼자서 유쾌하게 하하하 웃습니다.
평생 처음으로 일주일에 두어번 씩 얼굴에 팩을 붙입니다. 덕분에 회춘하고 있습니다. 살 빼고 머리칼도 나고 피부 좋아져서 이러다 시집갈지도-뭐래?- 모릅니다. 하하하.
소소하게 이것저것 바느질 계획을 세웁니다.
일주일에 한번 친구 가게에 나가 아르바이트로 일을 합니다.
늙어가는 고양이 똘똘이에게 아프지 말고 고생하지 말고 살다가 편하게 가라고 매일매일 진지하게 말해줍니다.
다만 잠이 말썽입니다.
통잠이 거의 없고, 툭툭 끊어지는 잠도 다 합쳐 길어야 서너시간... 어느 땐 두시간도 안되고...
다행히 그런다고 피곤하거나 하진 않고-집에서 맨날 놀고 있으니...^^;;- 다이어트 효과가 썩 좋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ㅋ
하여 종합비타민 먹는 걸 사흘에 한번으로 줄였습니다. 고용량의 비타민B군 때문인지 몸의 활력이 꺼지질 않아서리... 갱년기 증세입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없지만,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서 매일매일이 느긋한 생동감-??- 으로 분주합니다.
날 더워서 집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는 날이 대부분이지만 어쨌거나 요즘 내 집은... 소박한 천국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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