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맞이해 엄니한테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 생신 때 가려다 못 간 것에 비해 이번엔 뭐든 딱딱 맞아떨어졌습니다.
몸 컨디션도 좋아서 씩씩하게 다녀왔습니다.
꽃은... 흰카네이션이 없어서 노란 색으로 큰 것 네 송이...
모두 같은 색으로 사려다 분홍색 좋아하셨던 엄니 몫으로 분홍색 한 송이도 샀습니다.
작년에 비해 꽃이 늘어난 이유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같은 집-??-에 계시게 돼서리...
작년 어버이날 즈음에 가서는 이상하게 아무도 없는 방에서 한참을 울었었습니다. 정말 폭풍처럼 눈물이 쏟아져서 의아했는데 이번엔 엄니 아부지 부를 때 잠깐 목이 꺽꺽 메었지만 그런대로 마음이 차분했습니다.
그리고는 밖에 나와 데리러 오겠다는 큰오라버니를 기다리면서 문득, 아마 작년에 내 속에서는 엄니가 울었던 모양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 가시고 비로소 진짜로 혼자가 된 고단해 뵈는 딸내미가 처진 어깨로 어버이날이라고 혼자서 찾아온 걸 보면서 어쩌면 애처러웠는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머잖아 생사를 가르게 되는 병마가 찾아와 홀로 치러내야 할 것까지 알고 계셨을지도...
그러지 않고서야 그렇게 정말 특별한 이유없이, 엄니... 소리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폭풍처럼 눈물이 쏟아졌을 리 없습니다.
이번엔... 돌아오면서 마음이 아주 환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작년에 혼자 계셨던 것에 비해 아부지도 계시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계시고...
엄니는 어쩌면 돌아서는 내 등짝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셨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엄니를 돌아보면 엄니는 어쨌거나 늘 '그곳'에 변함없이 계시겠지요.
어떤 것이든 돌아보지 않으면 잊혀지는 것이 인지상정...
그래도 나 살아 있는 날까진 저쪽 세상에서라도 항상 내 등짝 바라보는 게 분명한 엄니 아부지 돌아보며 살겠습니다. 그러면 가끔 이렇게 마주보는 맘이 들겠지요. 하하하
고맙습니다. 엄니... 아부지...편안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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