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엄니...

오애도 2018. 4. 29. 00:04

보고 싶다.  

봄이면... 엄니는 돌미나리를 뜯어 보내셨고 냉이를 캐서 보내셨다.

엄니는 낮은 자세로 쪼그리고 앉아 그것들을 뜯어 깨끗이 깨끗이 깨끗이 또 깨끗이 다듬고 씻어 보내셨었다.

니가 주고 싶은 사람들 줘라...

얼굴 한번 본적 없지만 딸내미 주위 사람들까지 생각해 잔뜩 보내셨던 울 엄니...

한번은 엄니가 보낸 미나리를 받아든 지인이 말했었다.

너무나 깨끗해서 감동 받았어요... 


 그러한 사소한-??- 것들을 엄니는 보내고 나는 그것들을 받고...

부모와 자식이라는 게 다아 자라서 떨어져 살게 되면 그런 것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라는 걸 엄니 가시고 알았다.

지금은... 엄니와 대화를 할 수가 없다.

낮은 자세로 냉이를 캐고 미나리를 뜯으며 엄니는 자식들을 생각했을 것이다. 이제는... 그것을 받을 수 없는 나는 엄니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나이 들면 부모는 어쩌면 자식의 등만 보고 사는 지도 모른다. 부모에게 등만 보이는 그 자식은 또 내 새끼 등짝 들여다 보느라 내 부모 돌아다 보는 것에는 인색하겠지.

 등짝 바라봐야 할 자식 없는 나는 자꾸자꾸 엄니 생각이 난다. 

이 봄에는 특히 더...

나 없을 때 방바닥에 넘어져 혼자 일어나려고 애쓰시다 온 얼굴과 어깨가 벌겋게 문대져 있던 모습이 문득 떠 올라 꺼이꺼이 끅끅 울었다.

단 1초 전도 되돌릴 수 없는 게 시간이어서 아프고 아프고 아프다.  


 풀처럼 말라가고 꽃처럼 시들어 가셨던 울 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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