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거대함과 미세함 사이의 초라

디어 마이 프렌즈...에 관한 단상

오애도 2016. 7. 5. 20:33

특별히 작정하고 보는 드라마는 사실 없다. 초반에 '또 오해영'이 재밌어서 열심히 6회인가...까지 몰아보고 그리고 본방 사수 두 번 하고 갑자기 흥미가 뚝 떨어져 보기를 그만뒀다가 마지막 회를 봤다. 

 디어 마이 프렌즈도 사실 본방으로 본 것도 아니고 띄엄띄엄 네 번 정도 보고 그리고 오늘 다시보기로 마지막 2회차를 봤다.

이만큼  살고 보니 웬만한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사실 나이 많은 사람들 이야기고 늙음과 질병과 이제는 머잖은 죽음 같은 것이 소재인데다 엄니랑 살게 되면서 날이면 날마다 하루도 안 빠지고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결코 아름답지 않은, 아름다울 수 없는 그래서 슬픈... 이야기인 탓에 마음 설레며 볼 수가 없기도 했다.

사실 '나'도 아는 이야기를 할 때 형성되는 것이 공감대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드라마나 이야기를 보면서 아픈 공감대를 형성하기 보다는 유쾌하고 밝은, 그리하여 잠시 현실을 벗어나 뿅!!! 어딘가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들이 좋다.

 가장 최근에 엄지 척!!! 했던 드라마는 백희가 돌아왔다... 오죽하면 드라마 홈에 일부러 찾아가 감사 인사를 썼겠는가.

어쨌거나 드라마는 삶과 일상과 여자와 어머니에 대한 깊은 숙고가 담겨 있지만 궁극적으로 쓸쓸하다.

그렇게 삶이 쓸쓸하다.

자식이 있건 없건 결혼을 했건 안 했건 결국은 혼자 먼저 가야 하는 삶의 끝에 대한 두려움과 위로를 아닌 척 초연한 척 말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우울한 기저와 쓸쓸하고 아픈 토대 위에서 보내는 위로가 내게는 위로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작가의 생각이 내가 하는 생각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기 때문이리라.

그 근원에 깔려 있는 어찌할 수 없는 삶의 덧없음....

굽은 등으로 누워 있는 내 어머니의 작아진 몸을 보면서 어떻게 인생이 그 끝이 쓸쓸하고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드라마가 보여주는 적나라한 현실은 그렇게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래도 뛰어난 연기... 깊은 숙고가 담긴 대사... 가 고급스러웠던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