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 친구 만나 한 잔... 아니고 몇 잔 했다.
1차는 삼겹살에 소주... 2차는 투섬플레이스에 커피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마지막에 헤어지기 섭섭하여 맥주 바에서 한 병씩...
한양대 근처에서 자주 만나다 보니 그 동네 제법 맘에 든다. 일부러 약속시간 보다 일찍 가서 어슬렁어슬렁 골목을 돌아다녔다. 캠퍼스에 들어가 어슬렁거리거나 매점 테이블에 앉아서 학생들을 보고 있자면 그들의 젊음이나 재기발랄함이 부럽고 이쁘기까지 하다.
아아!!! 나도 다시 대학 들어가 공부 죽어라 하고 싶다.
지지난 해 뉴욕에 갔을 때 뉴욕대학을 지나가는데 마침 강의가 끝나서 여기저기에서 학생들이 나오는 모습에서 정말 '학생' 이라는 수수한 계급-??-의 아름다움에 잠시 가슴 아릿하게 또 부러웠다는...
냉장고에 각종 맥주 넣어놓고 알아서 꺼내 먹는-이름이 뭐더라...- 술집이었는데 이런저런 카피들이 재미있었다.
참 재치 있는 멘트...
다섯 끼 쯤 백프로 현미밥을 먹고 나면 정제된 탄수화물에 금단증상이 생겨서 국수나 짜장면 이런게 정말 발작처럼 당긴다.
하여 오후에 어슬렁어슬렁 나가 강남역의 신분당선 지하에서 늘 먹는 미소라멘 한 그릇을 뜨끈하게 먹고 왔다. 그리고 한동안 안 했던 이어폰 꽂고 김광석 노래듣기 하면서 걸었다.
그곳에서 파는 게살 오니기리도 맛있다. 그렇지만 사실 저거까지 먹으면 배가 지나치게 부르다.
그래도 행복한 식사!!!!
돌아와서 소화시키느라 부지런히 청소했다.
가방에 영어 단어집 넣고 다니며 공부 시작!!!!
마음을 다잡아 먹고 뭐든 열심히 하기로 결심했는데 일단 입시영어를 다시 시작했다. 우리말 겨루기 공부도 다시 조금씩... 가장 쉽게 시작하는 것은 역시 책 보는 일이다.
며칠 귀가 먹먹해서 병원엘 갔었다. 꼭 수영장에서 귀에 물 들어갔을 때처럼 먹먹하다가 나중엔 동굴에 들어가 말했을 때처럼 울리다가 닷새 째 되는 날은 드디어 내 소리가 귀로 새는 느낌까지 들기 시작했다. 다행이 통증은 없어서 며칠 앓으면 개않아 지겠지...했는데 점점 심해져서 결국 병원행.
원인은 모르겠고 이관이 부었다고 일 주일치 약 처방 받아왔다.
약 한 번 먹고 개않아졌는데 그게 나은 것인지 약효인지 몰라서 계속 먹는 중...
지난 번 정신적 공황의 데미지가 이제서야 드러나는 것이리라.
아프지 않고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
몸이 아프면 몸도 마음도 정신도 참 성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