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오랜만에...

오애도 2013. 8. 7. 19:02

 가방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자주 들고 다니는 작은 퀼트 가방이 낡아서 똑같은 걸로 하나 만들까 하다가 약간은 사이즈가 큰 호보백으로 만들었지요. 언뜻 보기엔 작은데 바닥에 널찍해서 꽤 많이 들어갑니다.

저런 가방은 잘못하면 후들거려서 천이 힘이 있어야하는 관계로 리넨을 썼는데 사실 저게 서비스로 받은 천인지라 통으로 된 것이 아니고 16/1 마짜리로 된 조각천이라 부득이하게 색깔이 저렇게 다르게 됐다는...

게다가 솜도 두꺼운 걸 썼더니 손가락에 구멍 나는 줄 알았습니다.

 

 

하여 뒷면도 이렇게 두가지 색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대칭으로 무늬가 놓이니까 오히려 생동감과 감각이 있어 보입니다. ㅋㅋ

 

바닥은 청색의 아즈미노천으로 해서 밭게 퀼팅을 했더니 생각보다 짱짱합니다.

 한참전에 만들었던 오리지날 패키지 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데 어깨에 매면 상상 이상으로 몸에 착 감기게 편안하구요.

주말에 귀신에 씌운 듯 쓱쓱 아무 생각없이 뚝딱 만들었는데 대신 손가락은 무지하게 아팠지요.

 

장마는 끝난 것 같은데 날씨가 잘 덥혀진 습식 사우나실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부탁받은 대본이 있어서 쓰려고 하니, 엄마야!! 머리가 완전히 굳어서 감도 안 잡힙니다. 사람이 이렇게 머리가 굳을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애초에 내게는 꾸며 쓰는 것에 능한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은 없었는지 모릅니다.

있는 것을 파악하고 보이는 것을 통찰해서 쓰는 재주와 그것은 분명 다르기도 할 것이구요. 흠...

 

작년 이맘 땐 이유도 모른 채 끙끙 앓으며 열심히 공부했었는데.... 올 해는 어영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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