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했습니다.
수건들과 면빤스 따위를 조물조물 손빨래를 해서 폭폭 삶았습니다.
참 이상한 게 이렇게 비가 주룩주룩 오면 빨래를 삶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리는 일이 고민이긴 하지만 끕끕한 냄새가 나는 수건이나 속옷 따위가 하얗게 삶아지는 걸 보면 마음이 개운해집니다. 비눗물을 깨끗이 빼겠다고 잘 헹구어 한나절 담궈 놓았다가 다른 빨래들과 함께 탈수를 해서 널었습니다.
빨래는 빛이 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마음은 영 별로입니다. ^^ 가라앉아서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마음이나 생각이 당최 떠오르질 않습니다.
그러면서 꼼꼼히 '나'를 점검해 봤습니다. 흠... 결국 아주 나쁜 결론이지만 대단히 형편없이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을렀고 오만했으며 건방졌고 검소하지도 못했고 마음을 다 하는 일도 별로 없이 빈둥댔으면서 잘난 체를 했던 것이지요.
나는 껍데기뿐인 인간인 겁니다.
자아~ 문제는 깨달았는데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해야 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정신 놓고 열심히 만화영화를 봅니다. 명탐정 코난, 소년탐정 김전일 뭐 이런 거... ㅋㅋ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봅니다. 너무 정신 없이 혼자만 지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는 게 싫어서 혼자 외따로 고물고물 오래 지냈나 봅니다.
우와~~ 난 할 수 있는 거 굉장히 많습니다. 떡볶이도 자알 만들고 다른 음식들도 제법 잘 만들고 설거지도 자알 하고 어린애들과도 자알 놉니다. 바느질도 잘 하구요.
학생들도 자알 가르치고 그리고 글도 아주 자알-??- 씁니다. 뭐 말솜씨도 제법 있으니까 말로 하는 것은 자알 할 수 있구요.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그야말로 할 게 없는 게으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혹 내 능력이 필요한 분들 연락 주십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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