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퀼트

오늘 만든...

오애도 2012. 5. 17. 16:04

 지갑.

어제의 무의욕에서 불끈 솟아나 곰실곰실 만들었다.

빈티지한 올림푸스 프린트천이 보는 것보다 훨씬 고급스럽다. 톡톡한 느낌도 좋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보다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게 훨씬 낫다. 비록 열심히 만들어 누군가에게 훌쩍 가버릴 지라도...

 

 

저걸 새로 만든 이유는 바로 이것...

내것으로 만들었는데 일 주일도 되기 전 두 개 다아 또 친구들에게 갔다.

흠...

냉정하게 따지면 시간과 돈과 정력의 낭비가 굉장히 심한 짓이다.

그럼에도 난 왜 그만두질 못할까?

천사인 척 혹은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듣고 싶어서? 그러나 선물을 준다고 그런 말 듣게 되는 건 나쁘진 않지만 썩 유쾌한 것도 아니다. 선물 안 줘도 좋은 사람이고 싶고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진짜 내겐 귀한 사람이므로...  

 흠... 아무래도 전생에 갚아야 할 빚이 많았는지도... ㅋㅋ

 

 

 

아직은 무사히-??- 남아 있는 것들...과 함께.

 

 

필통 하나 받아간 남자 아이가 지난 주에 와서,

선생님, 우리 학교 선생님이 이거 보시더니 꼭 하나 갖고 싶다고 하나 만들어 파시래요. 그것도 이 색깔과 이 디자인으로...

정말이냐?

정말이예요.

흠... 난 팔자고 만들어 본 적은 없느니라... 그래도 퀼트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인 거 같으니까 생각은 해 보마.

하여 고민 중이다. 그냥 만들어 주면 그건 시쳇말로 오바고 돈을 받자니 시간과 노력의 댓가를 얼마나 매겨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누군가에게 그냥 좋은 맘으로 주게 될 때는 그 시간과 노력이 보람이나 기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돈을 받고 만들게 되면 기분이 어떨까?

하여 나는 물리적인 물건이 오고가는 장사에는 영 잼병인 인간이다. 그런 거 안 하고 사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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