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

오애도 2012. 2. 15. 22:15

오늘은 동대문 시장엘 갔었다. 퀼트용 지퍼 몇 종류를 사고 아주 예쁜 자개로 만든 단추도 사고 실실 구경을 했다. 남대문 시장과는 달리 동대문 시장은 그야말로 전문가들의, 그들만의 시장이다.

의류 부자재에 관한 모든 것들이 망라되어 있고 악세사리라든가 소품 뭐 이런 거 만드는 것들도 신기하고 놀라우리만치 다양해서 빈둥거리며 다니다보면 정말 세상은 내가 모르는 것은 너무나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나와 오른 쪽으로  광장시장 가는 길은 또 소박하게 실, 지퍼, 마네킹 뭐 이런 걸 파는 여러 가게들이 주욱 있다. 그런 것들은 휘익 둘러 보며 걷는 것도 나름 재밌다.

세상은 그렇게 지퍼가게는 지퍼가게로 단추가게는 단추가게로 각자 은밀하고 조용하게 자기만의 세계를 형성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광장시장 들러 마약김밥이라는 걸 먹고 녹두전이랑 고기전을 사갖고 털레털레 돌아왔다. 나처럼 집안에서 곰실곰실 주식장이나 보고 있는 인간에게 진짜 시장은 나름 휴식-??-스럽기까지 하다.

 오늘은 거래도 나름 자알 했고 -요즘 장은 거래소든 코스닥이든 아니 글로벌 장세까지도 거의 활화산같다. 마치 외인에 의한 외인을 위한 외인의 장처럼 보인다. 뭐 돈이 줄줄 흐르는 유동성 탓도 있을 거고 환율이 낮은 이유도 있을 거고 눈치보느라 기관의 매수가 주춤거리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펀드환매 주문으로 어쩔 수 없는 기관의 매도물량을 자알 받은 외인은 나중에 더 높은 가격에 팔아치울 것이다. 흠...

 내 사랑 자화전자는 닷새 째 주욱 양봉을 뽑더니 오늘 드디어 정점에 올랐다. -닷새동안 20퍼센트 가까이 끌어올렸다- 흑흑. 꼭 한달 열흘 만이다. 일케 기간 조정이 길면 급등이 온다는 것을 또다시 실감했다는...

여하간 한 달 넘게 지지부진 널럴하게 갈지자로 횡보를 하는데도 배신할 수 없었던 이유는, 선택이 신중했고 그것을 지극히 아꼈으며 또한 진심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는 오래 기다린 것은 어째서 막판에 꼭 왼쪽 어깨 쯤에서 떠나보내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은 보듬고 있을 때 내 사랑인 것이고 떠나보냈으면 그것이 다시 신호를 보내기 전엔 미련을 두지 않아야 한다.

 지금 나는 다시 엄한 넘과 사랑에 빠져 있다. ^^

 

다시 불면의 나날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났는데 정신은 말똥말똥이다. 예전엔 그렇게 잠이 안 오면 괜히 자야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렸는데 지금은 그저 잠이 안 오면 일어나서 책을 읽는다. 덕분에 거의 맹독에 가깝게 독서를 하는데 읽은 책을 또 읽는 것은 확실이 어떤 면에서 깨달음의 깊이가 확실히 다르다.

 오늘 새벽엔 앗!! 시리즈 중에 구석구석 인체탐험 편을 봤다. 예전에도 앗!! 시리즈는 몇 권 봤는데 이거 정말 포복절도스럽게-??- 재밌다. 유머는 굉장히 적나라하며 지적이고 종횡무진이다. 흠... 이런 유머는 어린애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느끼기엔 좀 난해할 지도...

사실,  백권 넘는 시리즈를 전집으로 들여놓을까 한참 전부터 고민하고 있다.

 어제 본 내용 중에 잠을 잘 때 시간당 28~42g 씩 체중이 준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고로  내가 체중 조절 못하는 이유는 순전히 잠 없어서도 그런지도 모른다.  가만 보면 마른 사람들 정말 잠을 많이, 자알 잔다.  

 

 엊그제는 예전에 다니다 지금은 그만둔 아이 둘이 놀러 왔었다. 영어학원 가기 한 시간 전을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갔다. 하나는 올 봄까지 다니던 아이였고 또 하나는 저기 초등학교 사학년 때 잠깐 다니던 아이였다. -이제 고등학생이 된다- 둘이 학원 가다가 한 아이가, 내가 배우던 선생님이 이 근처에 사셔~ 하니까 나도 예전에 논술 배우던 곳이 여기 근처야... 하고 와 보니 같은 집이더라는...

 한 아이가 여기 다닐 때 워낙 즐거워했었기 때문에 수업하던 얘기하며 어찌나 깔깔대던지 나도 같이 킬킬댔다.

 늘, 나한테 배우지 않는다고 머쓱해 하지말고 그렇게 불쑥 어느 때고 와도 된단다. 라고 얘기했더니 정말 불쑥불쑥 찾아오는 아이들이 많다.

사실 나란 인간이 누군가를 찾아가는 짓은 잘 못하지만 오는 사람들 맞는 것에는 대단히 유능하다. 하하.

 

 한 아이가 예전에 수업할 때 자기가 꿈을 꿨는데, 선생님이 자기 집 근처에 호도가게를 내서 버글버글 사람들이 많고 선생님은 연신 웃으면서 장사를 하셨어요~ 했었다. 엊그제 그 얘기를 다시 꺼내며 그게 무슨 꿈일까요? 했다.

 아무래도 누구든 골치 아픈 일이 있으면 찾아와서 일케 얘기하고 가는 거인 모양이다. 호도라는 게 머리 모양하고 비슷해서 흔히 머리를-골치-상징하는 경우가 있거든. 봐라, 내가 너희들하고 일케 킬킬대는 것이 니가 꿈에 본 호도가게 주인아줌니 모양새랑 닮았지 않냐?

 맞는 거 같아요. ㅋㅋ

 

이래저래 한가하게 여유롭지만 그 속에서 또한 번잡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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