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오늘도 다 새거다. 호미 메고 가자스라

오애도 2011. 5. 19. 06:37

새벽에 깨서 전전반측을 하다가 에라이 벌떡 일어났습니다. 침대 정리를 하고 커피 한 잔 타서 책상 앞에 앉아 창문을 엽니다. 골목은 조용히 회색빛 공기를 머금고 정지된 화면처럼 놓여 있습니다.

여전히 목이 잠겨 있어서 며칠 돌이켜 보니 날이면 날마다 누군가 찾아오거나 만나서 열심히 떠들었습니다. 어째서 점점 쉽고 빠르게-??- 목이 잠기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뭐 세상의 소음에 일조를 하고 살기 때문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나름 소심해서 누군가를 먼저 만나자고 혹은 전화 걸어 다다다 수다 떠는 일은 거의 안-못-하는지라 만약 누군가 나를 찾아주지 않으면 입에서 곰팡이가 필지도 모릅니다.

 

엊그제는 어슬렁 남대문 시장엘 갔었습니다.

곰곰 생각해보니 거기까지 가서 칼국수 한 그릇 먹고 하얏트 호텔까지 걸어서 버스타고 강남역에 내려 집에 올 때까지 딱 두 마디 했더군요. 칼국수요~ 와 버스에서 내리면서, 거 되게 운전 난폭하게 하네...

 앞의 말은 의사소통이고 뒤의 말은 감정의 토로이지요. 뒤의 말은 사실 혼자 다니면서 하기엔 생뚱맞았는데 버스 기사가 화장실이 급했는지 삶에 불만이 있는지 급제동에 급발차에 하도 난폭하게 운전을 하기에 내리면서 한마디 했던 것입니다. 타고 가는 내내, 이게 버스가 낡아서 일케 불안정한 운전이 되는 건개벼~~ 하고 이해를 해보려고 했음에도 그게 전혀 아닌 거였습니다.

 사람의 기운이라는 게 오묘해서 그 사람이 움직이는 기계나 물건에도 성격이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버스에 글케 불안정한 심리나 성격을 싣고 달린다면 참으로 위험한 일이겠지요. 누구든 자신의 성격과 맞는 일을 해야지 안 그러면 자신이나 남에게 누를 끼치는 삶이 될지도.....

 

 

 

토요일 저녁에 스승의 날이라고 옛제자-??-들이 찾아왔었습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한게 있다면 바로 '의리'일 것입니다. '남자'들의 의리와 '여자'들의 의리는 확연하게 색깔이 달라서 스케일이나 그 농담에 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나는 '남자'가 좋습니다. ^^;;

아이들은 누가 뭐래도 각자 그 안에 서두르거나 닥달하거나 조바심치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고 꽃피고 열매 맺고 익어가는 인격의 씨앗을 갖고 있습니다. 거기에 물을 주고 햇빛된 마음으로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들여다봐주는 일이 부모나 선생이나 어른들이 할 일이지요. 빨리 자라지 않는다고 혹은 지금의 모양이 이상하다고 닥달하고 흔들고 과한 영양으로 서로가 힘든 게 오늘 날의 아이들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일학년에 만나 지금은 고 3이 된 아이들이지요. 저들이 어른이 되어 혜안이 생겼을 때도 '내'가 참 괜찮은 '사람'이고 좋은 '스승'으로 기억되야 할텐데요...

아이들이 무서운 건-??!!- 생각이 여물고  마음이 자라면서 어릴 때의 기억들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날이 반드시 오기 때문입니다.

 

 

 

배도 안 아프고 해 준 것도 없는데 내게 세명의 혹은 더 많은 아들과 딸들이 있다는... ^0^

무쟈게 복많은 인간입니다.

 

맛있는 케이크도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름도 정체도 모르겠는 정말 예쁜 화분.

장미와 카네이션의 하이브리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있자면 툭!!!! 하고 한 송이씩 떨어집니다. 깨끗하고 깔끔하게...

내 삶도 그렇게 깨끗, 깔끔하게 살다 가야할텐데...

 

 

 

여하간.. 열심히 투자 공부해서 쟤네들이 대학 졸업할 때 즈음 투자회사 하나 차리면 취직시켜 주기로 했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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