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날씨 덕에-??- 송이가 풍년입니다. 작년에 너무 청명하게 맑아서 송이건 능이건 버섯이 귀했던 것에 비하면 꽤 지천인 모양입니다.
올케언니 친정 쪽에 부탁해서 송이버섯 일킬로를 샀습니다. 최상급은 아니고 그저 상급에 저렇게 거다란 것은 보너스가 아닐까 생각한다는...
열자마자 화악 솔향이 납니다.
어릴 때 곧잘 소나무 가지에 올라가서 누워있기도-??- 했었으니까 송진냄새나 소나무 껍질 냄새에 익숙해 있던 탓에 사실 그전엔 송이버섯 맛있는 줄 몰랐었습니다.
우얏든 귀한 것이니까, 여름 잘 이겨내고 이만큼 살아온 '나'한테 고마워서 착한 맘으로 과감히 샀더랬습니다. 하하하.
여기저기 조금씩 내게 신경 써줬던 사람들한테 나눠주고 며칠 째 송이밥을 해먹었습니다. 친구가 왔길레 역시나 맛있게 밥 지어 먹었구요.
뚝배기에 지었다가 나중엔 압력 밥솥에 지었더랬습니다.
진간장과 조선 간장에 마늘과 참깨와 울엄니 직접 짜 주신 참기름 듬뿍 쳐서 만든 양념간장 넣고 살살 비벼서...
잘 익은 갓김치와 먹습니다. 사실 갓김치는 맛이 너무 강하니까 그냥 송이밥만 담백하게 먹다가 끝 무렵에 먹습니다.
낮에 끓인 된장찌개입니다. 멸치가루와 홍합 듬뿍 넣고 청양고추 넣고 자박하고 칼칼하게 끓였지요.
약간은 밍밍할 수 있는 송이밥에 물려서 어제는 감자 넣고 짭짤하게 간고등어 조림을 해서 종일 먹고 오늘은 된장 찌개로 두 끼를 먹었습니다.
허여멀건한 된장찌개를 싫어해서 늘 쌀뜨물 받아 자박하고 칼칼하게 끓입니다. 뜨건 밥에 얹어 먹으면 온 몸에서, 맛있는 걸 먹어줘서 고맙습니다. 주인님.. 하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늦가을에 새로 담근 청국장이 맛있을 때인데 추석에 울엄니가 싸주신거 그냥 냉장고에 넣고 안 갖고 왔다는...
조만간 울엄니한테 부탁을 해야겠습니다.
어떤 음식은 분명 '때'가 있으니까요...
'나, 일상, 삶,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계장 사진... (0) | 2010.10.15 |
---|---|
육계장이 끓는 동안.... (0) | 2010.10.14 |
이런!!!! (0) | 2010.10.11 |
오늘은... (0) | 2010.10.10 |
날이 갰다!!! (0) | 2010.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