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어보자!!

칼국수에 관한 소고... 外

오애도 2009. 8. 18. 14:35

 지난 번에 남은 호박 반 개를 믿고-??- 칼국수를 밀었습니다. 흠... 신발 한켤레 얻어서 거기 맞추느라 옷이랑 모자랑 보석이랑 사재끼는 주객전도의 현상하고 비슷합니다. ^^;; 

어릴 때,  울엄니가 저녁으로 먹을  칼국수를 밀면 우리 남매들은 조로록 국수 미는 엄마를 중심으로 둘러 앉아 둥근 밀가루 뭉치가, 모자 모양이 됐다가 팽이 모양이 됐다가 종국에는 둥근 보자기 모양이 되어 착착 접혀 뚝뚝 썰리는 과정을 바라봤지요.

 

 

 

 

 

 

 

 

 

 

 

 그리고는 별다른 양념없이 양은 솥에 불때서 펄펄 끓는 물에 조선간장하고 멸치와 마늘과 마당에서 딴 호박을 굵게 채쳐 넣어 커다란 스텐레스 대접에 퍼 주셨지요.

굵고 투박하고 묵직한 면발의 질감을 느끼며, 우리는 땀을 뻘뻘 흘리며, 후루룩 후루룩 먹었습니다.

 

 

그저 아무 것도 얹지 않았습니다. 김가루도 달걀지단도.....

 

 

 

 

투박한 질감의 칼국수를 만들려면 소금과 물만 넣고 손으로 치대면 질감이 묵직해집니다. 경망하고 어중간한 굵기로 써는 것보다는 두툼두툼하게 써는 것이 좋지요. 잘 뜬 조선간장의 감칠맛과 어우러져 소박한 맛의 절정이었습니다. 충청도식의.... 하여 아직도 국수에 양념간장 얹는 것을 거부하는 식성은 바로 저기서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울엄니표 열무김치... 칼국수와 잘 어울리는...

 

 

 

 

이건 뭐냐면... 우리가 엄니 칼국수 미는 동안 기다리는 목적, 즉 국수 꼬랑지입니다. 엄니는 착착 접어 썰다가 저렇게 국수 꼬랑지를 남겨 주셨지요. 저걸 불 때는 아궁이의 잦아진 불 위에 넣고 구우면 저렇게 얇은 이태리 피자의 도우처럼 됩니다. 구수하고 맛있지요. 옛 생각하며 해 봤습니다. ^0^

 

 

 

며칠 째 며칠 째 맥주의 나날입니다. 강남역에서 동네에서 명동에서 집에서.... 일주일에 다섯 번쯤은 마셔대지 않았나 싶어요. 이러다 동그랗게 몸집이 변할지도 모릅니다. 하하.

너무 맛있는 비어할레의 맥주. 금욜은 사촌 동생과 일욜엔 명동에서 친구와...

 

 

 

이건 유명한 파스타 집 이태리 피자보다 훨 맛있는 갈릭피자 안주....

 

 

 

 

 

 

늘 먹는 해물 떡볶이... 후레쉬 터트려 찍었더니 가히 엽기적이 모양새가... 

 

 

 

 

지난 주 목욜 친구 집에 가서 만들어 준 곰인형... 푸른색은 집들이 선물로 갖다 준 것이고 밤 색은 그날 가서 여자아이 만들어 준 것입니다. 그거 만들면서 집주인이 하나 더 만들어 저렇게 셋트가 됐는데 아이가 갖고 간 것이 훨씬 자알 만들어졌는데 분명 그 아이의 정성에 하늘이 감동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내 생애 곰인형 하나에 그렇게 감동하는 사람은 처음 봤는데, 앞으로도 처음 보는 누군가를 그렇게 기쁘고 감격스럽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찍어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렇게 토요일은 흐른다.   (0) 2009.08.29
여행... 후기  (0) 2009.08.24
비오는 날에 먹는 이야기!!!  (0) 2009.08.12
2009년 여름... 서울랜드  (0) 2009.08.07
책, 책, 책....책에 관한 소고  (0) 2009.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