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갑자기,
고모, 제가 아쿠아리움 가는데 오세요~~ 하는 전화를 받았다.
거럼!!! 가야지!!! 유치원에서 단체로 견학 오는 모양이다.
예쁜 막내 조카다. 안 그래도 며칠 째 그녀석이 보고 싶은 걸...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전화 걸어 호들갑 떨지 못하는 것은 정말 나쁜 버릇이다. ^^;;
나는 과묵한 인간일까? 사람들과 있을 때 떠드는 걸 보고 누구도 나란 인간이 과묵하다고 생각하진 않겠지만 이건 정말 과묵의 도를 넘어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없을 때 전화걸어 우찌 지내노?? 하는 걸 점점 더 못하는 데다 필요한 전화 하는 것도 사실 무쟈게 뭉그작뭉그작거리기 때문이다. 수업 없는 날은 입 꽈악 다물고 하루종일 말 안하고 지내는 경우도 꽤 있는데 불편하기는 커녕 오히려 마음이 잔잔해진다.
어쨌거나 요즘은 종종 마음 속으로 원하는 것들이 불쑥 이루어져 가끔 하늘 보며 감사합니다!! 를 중얼거린다. 그게 꽝!!! 로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애들이 물밀듯이들어와-이야, 고전적인 비유다!!-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닌 정말 소소하지만 알찬 것들이다. 하여 요즘은 가끔 사던 로또복권도 안 산다. 당첨될까 무서버서리.. ㅋㅋㅋ. 그거 횡재-橫財-가 아니라 횡재-橫災-가 되믄 우짜나 싶어...그런 거 주고 이런 소소한 기쁨과 행복까지 싸그리 걷어갈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하하.
여하간... 괜히 룰루랄라 즐겁다.
목소리만 들어도 벌써 만난 것 같다는 녀석인데 집에 데리고 와서리 한 사흘 같이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