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은 비도 오고 기타 이러저러 해서리 오후에 출발했다. 상냥하다 못해 너무 수다스러운 GPS덕분에 거 되게 수다스럽네 하면서 킬킬거리며 도착해 보니 저녁무렵이었다. 텐트치고 대충 숙소 만들어 놓고 첫날이니 외식이다 하고는 바닷가로 나섰는데 마침 장관의 노을이 지고 있었다. 카메라는 안 들고 나섰고 다시 가기는 귀찮고 해서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는데 싸이즈가...
내 생애 저런 노을의 장관을 본적이 없었다. 실제로 보면 감탄이 저절로, 뭐 인간이란게 얼마나 같잖은가 하는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할 지경이었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활화산의 용암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여하간 구우우우우웃!!!!
돌아오는 날은 그야말로 햇빛 쨍쨍이었다. 그 전날 입은 화상 때문에 다시 바다에 나갈 엄두를 안 내고 있다가 잠깐이나마 가보자 했더만 밤새 바람이 불더니 바다는 그야말로 잔뜩 파도가 치고 있었다. 한 시간 남짓 미친듯이 낄낄거리며 파도타기를 했다. 두 시 넘어 방송에서 풍랑주의보가 내렸다고 입수 금지...
우린 별 아쉬움 없이 나와서 그늘에 앉아 파도 치는 바다만 무심하게 몇 시간 바라봤다. 밀려와서 부딪치는 파도만 바라봐도 장관이었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하는 시도 떠오르고, 무엇보다도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백미인 정철의 관동별곡에 파도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그게 얼마나 절묘하고 아름다운 묘사인지 새삼 깨달았다.
가득 노한 고래-파도-뉘라셔 놀래관디
블거니 쁨거니 어지러이 구는디고
은산을 것거내어 뉵합에 나리는 듯
오월 �텬에 백설은 므스일고.
파도가 와서 부딪칠 때 흰 물보라는 정말 한 치 과장없이 흰 눈이었다.
둘째 날 날씨는 제법 우중충했고 바다는 정말 잔잔했다. 여한 없이 바다수영을 했는데 아뿔싸!!! 바닷가에 가기 전에 숙소에서 곰꼼하게 선블럭 크림을 발랐는데 그만 얼굴만 바르고 만 것이다. 친구들이랑 나머지는 바다에서 바르지 뭐... 했다가 그만 깜빡!! 으악... 얼굴 빼고 드러났던 양쪽 팔이 화상 지경이다. 집에 와서 보니 퉁퉁 부어 올랐는데 선크림 안 바른 입술까지 잔뜩 부어올라서 아침에 일어나니 쿤타킨테가 돼 있었다. ㅠㅠ. 귓바퀴도 잔뜩 화상... 하여 볼만한 꼴이다. 하하.
특별히 신경써서 최고로 좋다는 아넷사 씨리즈로 얼굴용 바디용 따로 사고, 클린징 오일까지 장만 했는디... 이런...
사놓고 한 번도 한 적 없는 팔찌.
여행 때 아니면 언제 하랴... 하고 꿰 차고 갔다. 친구가 보더니 아프리카 추장 같다고 했다. 우찌 알았노? 이거 스발노므스키 아웃 오브 아프리카 시리즈인데... ㅋㅋ
어쨌거나 다시 또 바닷가에 가서 친구들이랑 낄낄거리며 파도타기 따위를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즐거웠던 피서...
내일은 조카들이 올 것이고, 다음 주 쯤 속리산 여행이 계획 되어 있다.
그전에 이 햇빛 화상이 나아야 하는디... 걱정이다. ^^;;
아듀!!! 여름 휴가...
내년엔 저기 어디 해외 휴양지에나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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