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킬링타임용... 글쓰기.

오애도 2008. 7. 27. 15:04

한 명씩 있는 수업이 정말 다행스럽게도 방학 동안 쉬게 됐다.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수업 시간은 같으니까 덕분에 남아도는 시간이 줄줄이다. 뭐 이렇게 중간에 틱 걸려 있는 수업이 캔슬되면 그닥 편할 것도 없지만 하루에 하나 걸려있는 수업이 줄면 이건 보너스 받은 기분이다.

방학 끝나고 여행 중이라, 혹은 학원의 방학 특강 듣느라 빠진 아이들하고 다시 하면 되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뭐 한달 수강료 못 받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더운데 쉬는 게 더 좋다. 꼭 휴가받은 기분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겠지. 아무 것도 안 하고 집에 있으면 더운 줄 모르니까 너무 더운 날은 그저 번데기처럼 집안에 가만히 있어야겠다. 선풍기 틀어놓고 바느질이나 하믄 되는 것이다.

 

입안에 다섯 군데 쯤 헐었다.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입안에 상처가 나보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과하게 무리한 게 있었나 곰곰 따져봐도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 이번 주 내에 운동이라고는 월요일에 수영 간 거 외엔 푹 쉬어주고 과일에 고기에 나름 신경 써 먹기도 했는데 이유를 짐작조차 못하겠다.

물론 몸에 들어오는 영양소가 줄어들긴 했겠지만 뭐 그렇다고 멍청하게 몸이 축나도록 편식을 하거나 절식을 한 것도 아닌데 참 이상한 일이다.

만약 영양소가 부족했다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머리카락이 빠져야 되는데 이상하게 머리카락은 잘못 봤나 싶게 숱이 늘었고, 피부도 아무 이상 없다. 작년에 날구장천 산에 다니느라 그을렀던 것에 비하면 집안에서 스물 네시간 있는게 다반사인 올 해는 오히려 허옇게 쇠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지경이다.

잇몸이 패이기 시작해서 입술 안쪽, 지금은 목부분까지 부어 올라서 침 삼키기가 괴로운데다 턱밑에 작은 멍울이 두 개씩인 잡힌다.-이건 입안에 열 나면 늘 생겼다가 나으면 사라진다. 아무래도 면역체계가 제법 약해진 모양이군... 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칫솔의 세균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어제 퍼뜩 들었다. 

 요즘 너무 습기차고 축축하니까 칫솔이 마를 시간이 없고, 게다가 아프니까 자주 양치질 하면서 꼼꼼하게 닦는다고 하다가 상처가 나고 거기에 세균이 옮고 뭐 그런 경로로 이렇게 상처가 장마철 곰팡이 슬듯 온 입안에 창궐을 한 게 아닐까 싶다. 하여 어제 새 치솔로 교체를 하고 물 끓여서 쓰던 치솔 튀해 놨다. 하여 지금 번갈아 쓰는 치솔이 네 개가 됐다는....

아이들이 오면, 선생님 혼자 사시면서 웬 치솔이 그렇게 많아요~~ 할 정도로  여러개의 치솔이 세면대에 꽂혀있고, 한 묶음 정도가 또 따로 꽂혀있는데 그건 그동안 친구들이 와서 자고갈 때마다 하나씩 꺼내 쓰다보니 많아진 것이다. 지금은 놀러와서 자고 가는 친구들 별로 없으니까 하나 둘 씩 없애고 있다. -무엇이든 다 한 때다.-

 

어쨌거나 그렇게 칫솔을 바꾸고, 꿀물을 진하게 타서 입안을 헹궜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여전히 아프기는 하지만 머잖아 낫겠지.  몸이 시스템을 바꾸느라 애쓰고 있는 것이리라.

 

어제는 나름 영양 있는 걸 챙겨 먹겠다는 결심으로 집을 나섰다가 겨우 먹은 게 영양이라고는 없는 냉 모밀 국수였다. 맘으로는 태극당 앞의 칼국수를 먹으러 갈 생각이었는데 짜장면 먹으러 중국집에 갔다가 짬뽕 먹고 나오는 것처럼 충동적으로 돈까스 집에 들러 비와서 제법 썰렁한데 얼음 서걱이는 메밀국수를 먹고 만 것이다. 아침 먹고 빈 속이었는데 제법 몸이 으슬으슬...

자꾸 호박 채쳐 넣고 만든 여름 만두, 편수가 먹고 싶다.

 

오늘만 지나면 낼 부터 근 열흘 간 신나는 휴가다. 맨날 놀면서 휴가타령이 웃기긴 하지만 어쨌거나 좋다. 휴가용 선글라스도 하나 사고, 비키니 수영복도 새로 장만하고, 스발노므스키의 컬러풀한 팔찌랑 귀걸이라도 사서 휴가 준비를 했으면 작히나 좋으련만, -비키니만 빼고 다아 있군.-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시원한 대자리에 앉아서 바느질이나 하다가 배고프면 맛있는 거나 먹는 것도 괘않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떻리. 마음 써야 하고, 눈치 봐야 하는 일 하나 없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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