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모노로그...2

오애도 2007. 12. 3. 09:23

눈이 오시려는지... 하늘은 낮게 드리워져 있네...

제법 인간다워져서 일찍 자는 것은 아니지만 일찍 일어난다. 여섯 시 반 쯤  자동으로 눈이 떠지고 어떻게 더 자보려고 애를 쓰다가 일곱시 쯤이면 일어난다. 오전 중 쫓기는 일 없는 재택 근무자로서는 제법 새벽-??-기상이다. 하여 물리적으로는 하루가 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하루 길이는 아주 짧다. 일없는 날은 더어 그렇다.

 

한우 양지머리를 푸욱 끓였다. 고깃국물 좋아하는 나는 저걸로 미역국도 끓이고, 뭇국-요새 무 맛있는데...-도 끓이고, 아침엔 떡국도 끓였다. 약간의 기름기가 있지만 양지머리 국물은 제법 단 맛이 난다. 사태에 비해...

고깃국물에 울엄니표 조선간장에 파와 마늘만 넣고 끓여 마른 김 한장 구워 부숴넣고 잘익은 배추김치와 먹었다. 떡국에 밥말아 먹는 거 좋은데 찬 밥 한덩이 없다.ㅠㅠ

 

어제 열두시 가까이 하고 끝난 수업 덕분에 거의 폭탄맞은 집이다. 어찌됐든 사람들이 웅성거리면 제법 너저분해진다.

밀려오는 적군 쳐부수듯 커피 한 잔 마시고 정리와 청소를 해야겠다.

별 거 아닌 아침밥을 먹고 이렇게 커피 한 잔 공들여-??- 타서 책상앞에 앉는 순간이 무쟈게 행복하다.

 

손톱도 깎고, 청소도 하고, 가계부도 쓰고, 시험문제 편집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수영도 하고 그리고 시간 남으면 바느질도 해야지. 그리고 책방에도 가야겠는 걸.

내일 시험 보는 녀석-조카- 보충하러 오기 전까지 말이다.

 

책읽기 안 한 지가 오래 됐다. 읽고 싶은 책도 없다. 예전에 스물 네시간 책이나 읽고 공부나 하는 생활을 꿈꾼 적이 있었다. 지금 맘만 먹으면 일주일에 이틀 쯤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인데도 안 하고 있다.

무엇이든 그렇다. 사람들은 할 수 없을 때, 하고 싶은 걸 꿈꾼다.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이 어떤 것은 자유의지며 주체의식이고 어떤 것은 게으름일 뿐이다.

 

가르치면서 그러나 나는 새롭게 깨닫거나 배운다. 역사와 지리와 문학과 법과 사회를...

물론 고차원의 기하학이나 별의 팽창속도나 농도가 다른 소금물을 섞으면 몇 퍼센트의 소금물 농도가 되는가 뭐 이딴 건 모른다. 흠...

 

그럼에도 난 종종 알라들한테 지식인으로 불린다.ㅋㅋ. 물론 여기서 지식인은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 파생된 단어다. 순전히 잡다하게 아는것 많다는 의미로...

 

지식인 말고 지성인이 되고는 싶지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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