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추워진 저녁...

오애도 2007. 1. 30. 19:55

제법 추워집니다.

바람은 쌩쌩 불고 날은 어두워졌습니다. 퇴근하는 사람들로 번잡한 버스 정류장에서 몸이 날아갈 듯 부는 바람을 맞고 서 있을때 나는 자랑처럼 혹은 시위처럼 혹은 추억처럼 생각합니다.

 

 

네게 가려고 나는 버스를 기다리는구나!!

너를 만나러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일은 오뉴월 염천이건 꽝꽝 얼어붙는 겨울이건

 얼마나 사람을 설레게 하는가.

 얼마나 달착지근한 마음의 떨림을 선사하는가.

 얼마나 깊은 내면의 기쁨을 퍼 올리는가.

 네게 가는 일이 결정되면 나는 아마 다섯 시간전부터 마음이 설레었을 걸.

아니 스물 네 시간 전, 서른 여섯 시간 전,  아니 148시간 전부터 가슴이 뛰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마음의 움직임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런 마음의 움직임을 느끼는 날들이 다시 있기나 한 걸까?

아니 그런 날들이 있기는 있던 것이었을까?

그렇게 버스 정류장을 보면 마음이 설레고, 공중전화 부스를 보면 가슴이 내려앉던 시절이 내 스무살 시절이었던가...

 

 

모르겠습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웅크리고 종종걸음을 치는 사람들을 보면 어찌하여 많은 것들은 아련하고 쓸쓸하고 애틋해지는지...

저녁무렵 텅빈 시골집 부엌의 정경과 낮과 밤의 경계에서 맞닥뜨리는 숲과 밭의 경계가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쓸쓸한 정서를 환기시는 것들입니다.

문득 일 끝내고 돌아오는 정류장에서 환기되는 것들...

내 삶과 인간으로써의 근원적인 쓸쓸함과 아련함.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일상이 흐르고 삶이 흐르고 있습니다.

추억처럼 이 저녁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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