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2007년 새해...

오애도 2007. 1. 2. 23:38

복 많이 받으셨지요?

무엇이든 반을 넘어서면 나머지는 가속도가 붙어서 휙 지나가 버리는 듯 합니다.

2000년의 단자리 단위도 벌써 삼분의 이가 지나버렸군요. 나머지 해들은 분명 훨씬 휙휙 지나갈 것입니다.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도 분명 반 이상을 살면 나머지 시간은 가속도가 붙어서 쌩쌩지나가 버리겠지요.  정점에서의 반은 곧 내리막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내리막이라는 것은 그저 발만 내딛어도 성큼성큼 지나가버리지요.

한 해가 가고 새 해의 시작에서 어느 순간부터는 시간의 속도를 가늠하게 됩니다. 너무나 뻔한 길을 여러번 걷다보니 유달리 새로울 걷도 마음 설렐 것도 없다는 쓸쓸한 자각과 함께 말입니다.

돌이켜보니 새 가계부도 사지 않았고, 새 다이어리 따위도 준비하지 않았고 그저 달력만 무성하게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시골서 어린 조카들이랑 엄니가 오시는 바람에 주말부터 원단까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손님들에다, 감기로 골골대는 컨디션에 달거리통까지 겹쳐 그야말로 광란의 송년, 신년맞이를 했습니다. 어찌나 정신이 없었는지 쏟아지는 신년 메세지에 답할 겨를도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게다가 아주 나쁜 것은 전화번호를 다아 옮기지 않아서리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데 이모티콘으로 무장한 메세지들이 날라왔다는 것... 요즘은 세상이 더 편해진 것인지 퍽퍽해진 것인지 각종 이모티콘으로 무장한 메세지들이 신년카드를 대신하더군요. 종종 단체로 보내다보니 쓰인 언어가 높임말도 예삿말도 아닌 어중간한 것이 되어버리는 해프닝까지...... -이런건 대부분 학생들이다-

뭐 그나마 나란 인간은 오는 것에 답장도 거의 못하고, 한 통도 안 보냈으니 할 말은 없지만서도......

하여 얼결에 원단을 보내고 죽을 것 같은 몸을 이끌고 학원에서 수업을 하고 왔습니다.

분명 지독한 감기였는데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그냥저냥 이겨낸듯...

기침과 가래와 쉰 목소리와 싯누런 콧물 과 무엇을 먹어도 쓰기만 한 입맛의 후유증만 잘 견디면-많기도 해라!!- 조만간 쌩쌩해질 것입니다. ^^;;

한동안 너무 안 아프게 지낸 것에 대한 양보 쯤으로 생각하지요.

 

앞서 얘기했듯 너무나 뻔한 길을 자주 가다보니 새로울 것도 신선할 것도 없지만 그만큼 당연하게 크게 놀라거나 크게 실망하거나 크게 기대하는 일 따위도 줄어듭니다.

하여 점점 편안하고 느긋해집니다. 나머지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쌓아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 어쩌면 지금, 이 나이 쯤이면 쌓아 놨거나 이루어 놓은 것을 누리고 향수하는 시기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나란 인간은 물질적으로 쌓아 놓은 것은 아무리 봐도 별 볼일 없지만 말입니다.

내 손금을 보면 수성구 아래 꽤 선명하게 재운선이 두 깨 쯤 그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재운선이 선명한데도 유형의 재산이 없으면 그것은 마음이거나 정신같은 무형의 재산을 가진 것이라고 하더군요.

반대로 재운선이 전혀 없는데 물질적인 재산이 많으면 그 재물은  '내것'이 아니라고 하던걸요. 하하

하여 분명 보이지 않지만 나는 무형의 재산을 많이 갖고 있는 부자가 틀림없습니다. 나머지 삶을 잘 향유할 만큼 말입니다.

욕심과 질시와 부박한 감정에의 휘둘림만 없으면 마음이 천국이라는 것.

원단을 보내며 떠들어보는 오애도표 생활철학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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