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어제는...

오애도 2006. 3. 6. 00:08

울아부지의 네번째 기일이었습니다.

모든 예술의 기원이 제의-Ritual-라지요...

산자와 죽은 자의 교통은 그렇게 퍼포먼스에 의해 이루어지는 지도 모릅니다. 한번도 그렇게 가슴 절절하고 애틋하고 경건하게 따라 본 적 없는 술을 망자를 위해 따르면서 나는 비로소 내 아버지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든 자신의 삶이 시행착오의 연속이 되길 바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마 평생 당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느라 나름의 고뇌를 하셨을 터입니다. 그것이 비록 썩 고무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누가 감히 각자에게 주어진 자신의 삶에 함부로 자신만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요.

내가 '나'인게 고맙고 기쁘고 자랑스럽듯-??- 나를 세상에 있게 해준 울아부지가 감사하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

그리고 누가 뭐라든, 허튼 소리라고 어떻게 비난하든 나는 일상 속에서 울아부지의 말없는 응원을 느낀다고 하면 이상한가요? 당신 살아생전 못난 딸래미 자랑스러워 하셨던 크기만큼 말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한 번도 자식 낳아 본 적 없는 나로써는 결코 가늠할 수 없는 크기가 되겠지만 말입니다. 

-글쵸?? 아부지 ^^-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자알 살 것 같았습니다. 비로소....

 

 

돌아와서는 친구들과의 모임이 시내 한복판에서 있었습니다.

시골 가기 전까지 미친듯 수영장을 돌고, 고향 친구도  만났었고, 늦게 제사 지내고 잠덧 탓에 밤은 새다시피해서 피곤이 극에 달했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몇 정거장 전에 내려 한시간 가까이 걸어왔습니다.

수학문제를 좀 풀고, CSI를 보고, 읽고 있던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도 좀 읽고, 그리고 가계부를 쓰고 자야겠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체는 자연과학에서보다 어쩌면 낱낱의 일상에서 더 빈번히 일어난다는 걸 실감합니다. 본질은 같은데 현상은 끊임없이 새 옷을 갈아 입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인식 말고, 본질 자체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어쩌면 가장 개인적인 패러다임 교체가 이루어지는 게 아닐른지... -뭔 얘기여!~~-

 

오늘 하루도 자알... 꽈악!! 채워서 살아낸 듯 합니다.

 

내일은 역시나 친구들과 집에서 모임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수영장엘 다녀오면서 빵 한무더기를 사올 것입니다.

좀 일찍 잠이 찾아왔으면 좋겠는걸요.

 

행복하십셔!!!

사랑합니다. 세상!!! ^^

'그 날 그 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의 날...  (0) 2006.03.09
고맙고 감사하다..  (0) 2006.03.07
금요일...  (0) 2006.03.03
주절 주절...  (0) 2006.02.24
바쁘다...  (0) 200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