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오델로... 그 질투와 사랑의 변증법???

오애도 2005. 11. 8. 14:42
 

이아고: 모르는 체 하라구. 쓸 데가 있어. 저리 가. (이밀리어 퇴장) 이 손수건을 캐시오 숙소에 떨어트려야지. 그놈이 줍겠지. 공기같이 가벼운 물건도 질투심에 불타는 놈에겐 성서만큼이나 효력이 있는 증거가 될 수 있어. 요것이 한 몫 거들 수 있을 거다. 무어는 벌써부터 내가 뿜은 독약애 마음이 변하고 있어. 위험한 억측은 그 자체가 독약이라구. 처음에는 쓴 맛이 안 나지만 조금이라도 혈액 속에 용해 되면 온몸이 유황산처럼 불타오르게 돼 있거든. 내가 말한 대로다.

 

오델로 다시 등장.

 

보라. 저 모습을, 아편이건 마라고라건, 그 밖의 이 세상의 온갖 수면제로도 어제까지는 너의 것이었던 달콤한 잠을 이젠 즐기지 못할 것이다.

 

3막 3장

 

 

이밀리어: 그렇지만 질투가 많은 사람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을거예요. 꼬투리가 있어서 질투하는게 아니거든요. 의처증이 있기 때문에 질투하는 거예요. 의처증이란 저절로 잉태되고 태어나는 괴물이거든요.

 

3막 4장

 

 

비극 오델로에는 두 가지 형태의 질투가 드라마의 맥입니다.

 

하나는 무어-오델로-인에게 갖고 있는 악당 이아고의 질시와 하나는 아내 데스데모나에게 품게 되는 오델로의 질투입니다.

이아고의 질투는 그야말로 누구에게나 있는 인간적인-??-질투입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에 대한 질투로써 그 기저엔 우월감의 옷을 입은 열등감이 있습니다.

나보다 못하다고 믿는 인간이 나보다 더 잘 되는 경우에 느끼는 것이지요. 이 질투의 특징은 이상하게 가까운 사람들이 더 많이 느낍니다. 혹여 당신이 어느 날 로또라도 꽝!! 당첨되거나, 생각지도 않았던 유산을 받게 되어 떼부자가 된다거나 그도 아니면 환상적인 애인이나 배우자라도 얻게 됐을 때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제법 재미있을 것입니다. 축하해주는 척 고무해주지만 말 뒤끝의 여운은 맵고 쓰지요. 그것은 내 남이 없습니다. 누구든이라는 얘기입니다. 열에 아홉 쯤....

 

또 하나의 질투는 바로 남자와 여자 즉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입니다.

대충 이것은 사랑의 강도와 비례관계에 있는것처럼 보이는데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의 강도는 전자의 질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한 탓에 때로 눈이 멀게 되는 어릴 때 열병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델로의 비극은 우선 이아고의 오델로에 대한 질투와 복수심에서 비롯됩니다. 단지 부관 자리를 캐시오에게 빼앗겼기 때문에 아니면 자신의 아내와 불륜을 저질럿다는 소문에의한 복수심때문에 그런 엄청난 짓을 꾸몄다고 하기엔 개연성이 좀 부족하지만 말입니다.

 

오델로의 데스데모나에 대한 사랑의 깊이가 깊을 수록 질투심의 강도는 더 했을테니 그녀를 사랑했던 손으로 그녀의 목을 눌러 죽이는 극단적인 행동이 나올 밖에요. 

하여 누구든 질투라는 건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믿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사랑에 있어 질투는 톡 쏘는 양념이라는 말이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

 

어쨌거나 질투라는 것은 짝사랑과 비슷하여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석하고는 희희낙락, 오오열렬-??-하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누구든 거기에 걸리면 이성은 마비되거나 왜곡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랑의 감정에서가 아닌 일반적인 감정에서의 질시라는 것은 더러 아주 인간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때로 완벽한 척 하는 인간에 그런 것이 보이면 인간적으로 보여지는 매력도 있습니다. ^^;;

또 때로는 그것이 '나'를 발전시키고 고양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겸손하고 지적으로 부지런함을 미덕으로 갖춘 사람들에 한해서입니다.

하지만  머리 나쁘고 아둔한 소인배들은 잘 감춘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드러나서 추악해보이는데 뭐 당연히 그런 것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여 질투심 부글부글하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라도 이 가을에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얘기입니다. 하하

 

 

사족: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오델로는 가장 평민적 혹은 서민적-??-인 이야기인듯...

그렇기 때문에 거기엔 고귀한 영혼의 몰락으로 오는 카타르시스보다 인간적이고 낭만적인 슬픔의 감정이 더 강합니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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