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긴 보리밥집에 가서 보리밥을 먹었습니다.
떡잎까지 붙어있는 어린 열무에다 몇가지 숙채와 생채가 청국장과 함께 나왔습니다.
보리밥은 그야말로 시커먼 보리밥이었구요.
고추장 퍽퍽 넣어 비벼 먹었습니다.
새로 생긴 집이라 그런지 사람들 바글바글이었습니다.
나는 어릴 때 보리밥 무지 많이 먹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상식이었는데 지금은 별식에다 특식-??-으로 한그릇 5000원입니다.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어느 책에선가 기껏해야... 라는 단어를 붙인 두부요리 얘기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기껏해야 두부... 였던 걸로 아는데 두부는 그렇게 기껏해야 두부여야지 정식 코스에 10만원쯤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하는 얘기였지요.
대전에 사는 오랜 친구를 만나러 가면 종종 보리밥집에 가서 밥을 먹습니다.
투박하지만 나물은 훨씬 많았는데 3500원이었습니다. 콩나물이며 상추 겉절이 무생채 같은 제철 나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제 간 보리밥집은 한 겨울에 여린 열무순이면 여린 돗나물, 그리고 신선한 콩비지 같은 나왔으니 당연 단가가 높을 밖에요. 거기에다 기것해야 보리밥의 존재양식으로 3500원... 이러면 얻어맞을지도... ^^
어쨌거나 보리밥이란 것은 한여름에 가마솥에 푹 퍼지게 지어 햅쌀 나올 때가지 먹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햅쌀 나와 기름기 잘잘 흐르는 쌀밥을 먹을 때의 황홀함이라니...
한겨울에 깡보리밥이라... 가난한 일상의 대명사였었는데 말입니다.
먹고나서 보리방구 뿡뿡!!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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