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괜히 어슬렁거립니다.
사과를 깎아 먹고 냉수 한 잔을 들이키고...
엊저녁에 친구 만나 술 한 잔을 했습니다. 숙취인지 머리가 띵합니다.
낮에 백화점에 들러 만 원짜리 푸른 색 실크 스카프를 한 장을 사 들고 왔습니다.
흰 셔츠에 틱 목에 두르면 멋져 보일 것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언제 흰셔츠 바지 속에 넣어 입고 그것을 두르게 될른지는......
봄옷들이 벌써 나왔더군요.
그렇게 앞당겨 놓은 계절을 보고 있자면 남은 계절은 얼른얼른 살아치워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녁 먹는 자리에서 전화가 와 받았더니 가르치던 아이가 그만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회자정리의 인간사이기는 하지만 마음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2년동안이나 정도 들고 한참 사춘기의 중간을 달릴 때는 머리에 쥐 나도록 골머리도 앓았거든요.
이제 막 그 사춘기를 벗어나 철들어 가는 걸 보면서 내 자식도 아닌데 괜히 흐뭇하고 기특해지기 시작했는데 말입니다.
하여간 입방정이 문제인 모양입니다. 애들이 이젠 철들어서 요즘 가르치는 게 실실 즐거워진다고 떠들었더니만...
뭐 어쨌건, 가는 자 잡지 말고, 오는 자 막지 말자!!
일상이라는 것이 굴곡져 있는 것을 늘 실감합니다.
요즈음 나는 그 굴곡에서 아마 가장 바닥인 모양입니다.
나는 배추벌래처럼 고물고물거리며-안민가가의 구절 같네!!^^-살고 있습니다.
뭐 으쌰으쌰하게 의욕적이지도 않고, 뭘 해도 별로 잘 될 것 같지도 않고, 별로 남은 인생이 행복해 보이지도 않고 말입니다.
날이 밝아 옵니다.
들어가 자야겠습니다. ^^;;
자랑은 아니지만 아침 해를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낮에는 헬스클럽 등록을 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새벽형 인간이 한 번 되어 볼 생각입니다. 모두들 그게 뜨개질보다는 낫다고 하니 말입니다.
사족: 새로 이사온 칼럼방이 정이 들지 않아 걱정입니다.
옛날집하고 새집하고를 왔다리 갔다리 하자니 마음이 안 잡히네요.
아직 뭘 어떻게 해야될 지도 모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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