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다녀왔다. 계획대로라면 수영갔다 온 후 머리파마를 할 생각이었는데 오전 중에 하기로 했다가 못한 빨래며 대청소가 칭얼대듯 기다리고 잇다.
지난 월요일은 미뤄놓은 수업에다가 손님이 있었으니까 온전히 쉬는 월요일은 3주만이다. 역시 오기로 한 손님이 못 온다는 바람에 어영부영이 됐다.
지금부터 할 일은 빨래와 청소와 다림질과 시장보기다.
다 늦게 해야하는 것치고는 많다.
머리는 힘없이 늘어져 외출할 것도 아니면서 구루뿌-??-를 말고 꺼벙한 머리로 이걸 두드린다.
수영장에서 미친 듯 서른 바퀴 쯤 돌고, 비오듯 땀나게 반신욕 30분도 하고 왔다.
예전 수영장에서 그저 얼굴만 익힌 아줌씨가 혹시 계몽수영장 다니지 않았냐고 더운물에 몸 담그고 있는데 물었다. 그리고는 지금 롯데 백화점에서 엑스 라지 싸이즈 수영복 만원에 팔고 있으니 빨리 가보라는 정보를 줬다. '아이고 세일할 때 보믄 그 싸이즈가 원래 잘 없잖우~~'
뭐 그렇긴 하지만 내가 엑스 라지 싸이즈 수영복이 필요해 보인다는 것은 어딘가 모르게 서글프다.
샤워 하믄서 보니 발톱이 불쑥 자라 있었다. 걔네들은 보아주건 보아주지 않건 가난한 집, 많은 애들처럼 쑥쑥 씩씩하게 자란다. 애들은 손톱처럼 자라고 손톱은 애들처럼 자란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 문득 불쑥 자라있는 게 묘하게 닮았다.
집에 와서 보니 바쓰타월이랑 바쓰폼을 빠뜨리고 왔다. 이런....
내일 가면 그대로 있겠지...
하루를 세 토막 내서 두 토막을 살았다. 자 이제 그만 나머지 토막을 살아내면 된다. 늘 그렇지만 이 마지막 토막이 가장 길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이유없이 나는 아~~주 좋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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