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마음에 들게 방이 정리됐다.
30년도 더 된 서랍장을 버릴 생각으로 새로 하나 주문했는데 의외로 쓸모가 생겨서 다시 끌어안고 있기로...
넓은 방을-원래는 두 칸이었었던 걸 한 칸으로 만들었다고 함- 반으로 나누어 잠 자는 공간으로 분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지난 여름휴가 기간에 조립했던 레고 군의 활약이 눈부시다. ㅋㅋㅋ
나머지 공간의 반은 서재 겸 사무실-??- 이려니... 정리해 놓고는 넓은 책상 앞에 앉아 빈둥거리자면 오 삶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방이 TV와 거울-화장대-이 중심이 되지 않아서 좋다.
저 큼지막하고 묵직한 서랍장은 한 때는 큰 거울을 올려놓고 화장대로 쓰다가 오랫동안 오랫동안 티비를 올려 놓았는데 몇년 째 거의 티비를 안 보는 바람에 이래저래 죽은 공간이 됐다.
어느 순간부터 티비가 방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게 참을 수 없었는데 다행이 티비를 아예 없애지 않고도 제자리를 잘 찾았다.
좋다!!
중세의 대장간..
오래 된 우물이 있고 우물가엔 늙은 사과나무가 있고 풀무와 가마가 있는 중세의 대장간 풍경.
지붕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면 디테일에 저절로 혀가 내둘러진다. 가끔 일층을 열고 이층도 내려놓고 방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우리말 겨루기 녹화 가기 전 타로를 뽑았었다.
저 괜찮은 카드들이 나왔을 때, 오잉!! 이럴 리가 없잖아! 했었다.
만약 월드 카드가 세번째 나왔다면 3단계까지 무사히 통과해 천만 원을 탔을 지도... ㅋ
욕심은 없었지만 희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가장 마음 편하게 임했던 겨루기...
그리고 나중에는 저 별 카드처럼 뜻하지 않은 기쁨이 충만했었다. 참으로 많은 주위 사람들이 내일처럼 기뻐해줬고 어깨를 두드려줬고 박수를 쳐 주었고 더러는 선물들도 보내 주었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된 제자가 찾아 왔었다.
선생님과 토론하며 논술하던 중학교 시절이 최고였다고...그 후로 토론의 맛을 알아 토론 모임 같은 걸 만들어 세상의 많은 문제들에 대해 토론을 한다고 했다.
제 어머니는 저를 낳아 주셨고 선생님은 다른 의미로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셨어요. 라고도 했다.
예전에 같이 공부했던 다른 두 제자들에게서도 연락이 왔었다.
그럴 때면 나는 내가 무슨 복이 많아 이리도 훌륭한 제자들과 인연이 됐을까를 생각한다.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생각과 말이 잘 통하는 젊은이들과 비록 톡으로라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자면 뭉클뭉클 감동이 밀려오기도 한다.
어쩌면 내가 멈추지 않고 공부하고 사유하며-??!!- 성찰하게 하는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반듯하고 성실하고 착하고 그래서 분명 훌륭한 제자들... 나의 제자들이다.
그리고...
느무느무 이쁜 우리 똥찬이 ㅋㅋ
무릇 생명이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하며 자연 속에서 인간은 얼마나 놀라운 힘으로 자연현상과 함께 나아가는가를 나는 아이를 보면서 깨닫는다.
어떤 것이든 참된 경이를 알게 되면 그것에 대한 존중과 예의는 저절로 생기는 법.
보호나 보살핌이 아닌 인간과 생명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다한다.
도담도담 자라는 중.
어쨌든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 차암 좋다. 아무것도 안 해도 좋고 무엇인가를 해도 즐겁다. 게딱지-??-만한 집은 아~주 마음에 들게 정리되어 이제 자알 살기만 하믄 된다.
뭐? 왜? 어째서? 요새 이렇게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도 되는 건가...
울 엄니 아부지, 하나님, 부처님, 조상님 감사합니다.
조심조심, 건방 떨지 않고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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