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조락의 쓸쓸함...따위

오애도 2020. 11. 7. 16:29

예상에서 한치도 안 벗어나고 79점으로 2급.

어이없게 마킹한 1점짜리만 맞았어도... 1급인디 아깝다. - 역대급으로 어려운 수준이라는데 난 처음이라서 잘 모르겠다  ㅋ- 

만약 80점으로 1급이었으면 점수 공개는 안 하고 그냥 1급 이랬을 거인디 1점 때문에 1급 아닌 2급이라면 이게 또 구차하게 실력과 점수를 변명하게 된다.  

그래도 이전 등급 방식으로는 고급 단계. 

 

 

사실 한동안 꽤 바빴다.

매일매일 나가는 일이 있는데다 어찌됐든 시험공부 한다고 주말엔 책상 앞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주중에는 새벽에 일어나 몇시간 하는 거 외에 온전히 집중해서 책 들여다볼 시간은 주말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자주 주말마다 약속이 생기거나 일이 생겼었다. 하여 괜히 마음만 바빴지 제대로 시험준비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소소한 집안일도 하면 안 될 거 같아서 미뤄뒀었다.

지난 주 모처럼 널럴한 주말...  그동안 미뤄뒀던 집안일을 이것저것 해치우고 정말 백만년만에-??- 남대문 시장엘 다녀왔다. 명동성당 앞에서 버스를 내려 명동거리를 뚫고 슬렁슬렁 남대문시장까지 걸었다. 바람이 제법 불어 휘휘 나뭇잎들이 머리 위에서 날아 다니기도 했다.

필요한 속옷을 사고 모처럼 칼국수도 한 그릇 먹고 어슬렁어슬렁 시장을 돌아다녔다.

예전에 비하면 휑뎅그렁하게 느껴질 만큼 썰렁했던 시장...

조락-凋落-의 쓸쓸함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은 계절 탓이었을까? 아니면 어스름해지는 시간 탓이었을까?

 

오는 길에 백화점에 들러 또 어슬렁...

지하 식품부에서 세일하길래 까망베르 치즈 몇 팩이랑와 차를 두어 종류 샀다.

그리고는 다시 활기가 많이 사라진 명동거리를 뚫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내내 나는 마음이 서성였다. 빈 시간이면 들여다보던 시험용 책을 치우니 갑자기 생각도 행동도 길을 잃은 느낌.

 시험 때문에 읽지 못했던 책을 틈틈이 읽지만 무언가 김이 빠진 느낌이다.

역시 공부는 시험공부가 최고인 모양이다. 하하하

하여 다음엔 무슨 시험 준비-??-를 할까 궁리 중... 한국사 시험은 내년에나 있을 것이고-되도록이면 만점으로 일급을 따리라...는 헛소리고-,  KBS 한국어 능력시험도 올 해 시험은 다 끝난 듯하다.

그럼 토익, 토플, 텝스... 뭐 이런 영어시험 준비를 할까?ㅋ 아니면 역시 어중간하게 기초만 있는 일본어를 시작해볼까? 한문 급수 따는 시험도 괜찮을 것 같고 명리학을 본격적으로 배우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더 늙어서 머리카락 허옇게 되면 사주, 관상, 손금 이런 거 봐 주면서 인생삼담 해 주는 걸로 소소하게 밥을 버는 일도 흥미있고 괜찮을 것이다. 하하하.

사실 나는 시험운이라는 게 별로 없는 인간이다. 어릴 때 백일장 나가서 장려상도 받아 본 적 없고-교내에서 연습할 때는 늘 입상 1순위였다.- 대학 때 신춘문예 준비할 때도 나는 당선 1순위였는데 30년 전 쯤 최종심에 이름 한번 올린 거 외에 아직까지 등단도 못했다. 허허 

어쨌거나 실패를 운 탓으로 미루는 비겁한 인간인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지금은 그 운이라는 것에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인생이 조락의 시기인 건가.  생각보다 당첨, 합격 이런 게 올해 들어 자주 일어난다. ㅋㅋㅋㅋ

 오늘이 토요일인데 나가서 로또복권이라도 모처럼 사 볼까나. 1등 될까봐 무섭지만-??!!!!- 그래도 당첨 합격!! 이런 건 즐겁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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