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중에 두 개의 무지개를 두 번 봤습니다.
상서로운 징조인가...!
일주일 전부터 16;8 간헐적 단식을 했고 어제부터 오늘까지 24시간 단식...
안 먹어도 크게 힘들지 않게 된 것은 저탄고지 시작 이후부터인데 꽉 찬 3년을 보내고 이제 4년차 접어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하루에 한 끼 먹는 경우는 있었지만 작정하고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으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24시간 단식을 할 생각입니다. 연습이 되면 48시간 72시간 뭐 이렇게 늘려보기도 하고요.
사실 오래 전부터 배가 고픈 게 별일 아닌 게 됐습니다. 식욕이 폭발하지도 않고 속이 비었다고 기운이 딸리는 경우도 없습니다. 먹는 게 싫지는 않지만 미친듯이 먹고 싶은 것도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안 먹느냐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흰밥도 얌냠 먹고 열심히 고기를 구워 먹고 닭이나 쇠고기를 삶아 고깃국을 잔뜩 끓여 놓고 먹습니다.
아주 세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조는 저탄고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마 평생 그렇게 먹게 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크게 줄지 않는 것은 분명 지나치게 느슨해져서일 겁니다.
작년 일년 동안 겨우 2Kg정도의 감량이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덜어내고 비워내는 것 중에 어쩌면 가장 격렬하게 원하는 것이 쓸데없는 체지방...인지도 모릅니다.
예전부터 생각이나 마음을 비워내려는 것에 비해 백배 정도는 더 노력한 것 같은데 결과는 신통찮습니다.
그래도 이 체중과 나이에-??- 더 무거워지지 않고 대사질환-혈압,혈당,고지혈증- 안 생기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로와 변명 중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피로감이나 우울감도 없고 여기저기가 쑤시거나 아프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어쩐 일인지 비염증세도 싸악 사라졌고 겨우내 세수하고 스킨 하나만 달랑 발라도 피부 퍼석이지 않습니다. 올 해 들어 잠도 제법 잘 자는 덕에 머리칼도 굵어졌고 흰머리도 거의 안 늘고 있습니다. -오호 이건 정말 감사한 일!!- 덕분에 머리염색 해 본 적 없고 특히 아직까지 돋보기 써 본 적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고기 많이 먹고 지방 많이 먹고 소금 많이 먹고 물 많이 마신 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소금과 물의 위력.
다만 어째 몸이 가볍지가 않아서 바닥에 앉았다가 일어날 때 가볍게 발딱발딱 일어나지지 않고 버스에서 내릴 때 통통 뛰어내려 지지 않습니다. 흠...
노인네 처럼 으차... 하면서 일어나거나 한발한발 천천히 내리게 되는데 이게 몸이 무거워 그런가 싶어 저탄고지를조금 빡세게 조일 생각입니다. -사실은 표준 항암 이후에 생긴 증세-
그런데 친구가 듣더니
언니. 그 나이에 누구도 발딱발딱 일어나지지는 않어. 게다가 버스에서 통통 뛰어 내리는 것은 더 이상하고... ㅋㅋ
그런 것인가...
나는 아직도 성큼성큼 사뿐사뿐 음악 들으며 10대 아이들처럼 걷는 걸 좋아하는데 현실은 노년-??-에 접어들기 시작한 아줌씨라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도 보니 나는 또 원로급-??-이었습니다.-일일 투어 신청해서 버스 타고 다님- 이제 어딜 가나 '어른'인 모양입니다. 허허
어제 E-book으로 '독소를 비우는 몸'을 사서 다아 읽어 치웠습니다. 단식의 효용에 대한 것으로 꽉 차 있었는데 나이 먹어 좋은 점은 어떤 새로운 지식을 이론적으로 설파해 놓은 책을 읽는 게 그동안 살면서 혹시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거나 스스로 깨달은 것들을 '확인'하는 작업이 된다는 것.
나는 부화뇌동하거나 선동 당하거나 특정 사상이나 종교에 빠지지지도 못하는 어찌 보면 지나치게 시니컬한 인간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상이나 종교나 특히 지식이라는 것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할 줄은 압니다.
그 과정에서 해악과 유익, 공과 과, 허와 실, 부분과 전체, 편견과 공정 따위를 제법 날카로운 눈으로 볼 수는 있다고 서툴게 우기며 삽니다. 허허허
어쨌거나 저탄고지의 놀라운 결과는 이 나이에 긴기간에 걸쳐 요요 없이 10키로그램 가까운 체중을 줄여준 것이 아니라 배고픔이 고통이 아니게 된 것과 물처럼 고요하게 안정적인 식욕입니다.
그게 자연으로 대변되는 인체의 생물학적-특히 호르몬- 메커니즘이라고 해도 내게는 진정으로 일상의 '기적'이 됐다는 것.
뭐 어쨌거나,
공복의 가벼움과 빈 속의 평화...를 이제 슬슬 즐기게 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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