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바쁘고 바쁘다.
머리 무겁게 해야 하는 일은 없지만 소소하게 매일매일을 어찌나 바지런하게 사는지 스스로도 신통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중하게 독서는 안 하지만 열심히 사전은 본다.
지난 달 우리말 겨루기 예심에 참가했는데 보기 좋게 떨어졌다. 뭐 성적이 모자라서 떨어진 건 아니었을 것이고-??- 만약 또 나온다면 너무 밭은 출연 시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면접 보면서 잘못하면 KBS 직원설이 나올 지도 모르겠죠... 했더니 담당자가 웃었다.
그렇지요. 다른 분들은 몇년씩 해도 안되는 분들 많은데...
예심 자격 발표 나고 열흘 간 즐겁게 엄니랑 산책하며 공부했었는데 뭐 그걸로 됐다.
다음 주 지역예심이 있는데 -이건 신청 안 하고 그냥 가서 보면 된다- 역시 시험은 치를 생각. 목표를 가지고 공부할 때의 기쁨과 즐거움은 돈 주고도 못 사는 것이고 시험이 주는 긴장감도 좋다.
그리고 다시 시나리오 작업에 정신을 돌리고 있고 슬슬 시장 상황에도 눈을 돌리는 중.
한동안 머릿속이 깜깜했다가 다시 의욕 불끈이다. 뭐 잘 되겠지.
문득 돌아보니 나는 잘하는 거 굉장히 많은 인간이고 노력하면 안 될 것도 없을 거 같은 지극이 조증스러운 의욕충만 증세다.
오늘은 스승의 날...
낮에 다녀간 제자들 말고 저녁에 일을 가야하는 관계로 찾아오겠다는 제자들의 약속 두 개가 토요일로 미뤄졌다.
그리고 따뜻하고 다정한, 이제는 대학생이 된 오래 전 제자들의 문자 메세지들...
난 좋은 스승이다. 하하하
아니 사실은 좋은 스승이고 싶고, 괜찮은 어른이고 싶고, 훌륭한 인간이고 싶다.
열 네살짜리 제자한테, 선생님은 제 인생의 축복인 거 아세요? 소리도 듣고 나중에 제가 결혼해서 자식 낳으면 반드시 선생님이 맡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소리도 들었다. 숙식제공 할께요.
에그 그때 쯤이면 나는 치매에 걸려 있을 지도 몰러.
선생님은 그런 거 안 걸리실 거예요.
하여 노후대책이 벌써 됐다는.... 하하하.
올해 고등학교 신입생이 된 제자들 중에는 학교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써 내는데 두 명이나 애도쌤이라고 썼다가 담임선생님한테 불려 갔단다.
애도쌤이 누구냐?
과외샘이예요...
그러나 나는 안다. 누가 뭐래도 오히려 그들이 내게는 기쁨이고 축복이라는 것을...
작년에 우리말 겨루기 출연 확정되고 사전 인터뷰지의 그외에 하고 싶은 말에 썼던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다섯 가지...
내 어머니의 딸로 태어난 것.
내가 ‘나’로 태어난 것.
대한민국에서 이 나라 국민으로 태어난 것.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것.
그리고 글 쓰는 재주가 있다는 것.
아무리 이런 저런 흠이 있고 문제가 있어도 여전히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자식이 흠이 있다고 버릴 수 없고, 부모가 맘에 안 든다고 바꿀 수 없는 것처럼...
누가 듣더니 그랬다. 지극히 공영방송용인데... ㅋㅋ
물론 그런 계산 따위는 결코 한 적이 없다.
그리하여 사랑한다... 사랑한다...
'나, 일상, 삶,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점심... (0) | 2014.05.23 |
---|---|
물의 날. 쉬는 날. 수요일 (0) | 2014.05.21 |
며칠 전... (0) | 2014.05.05 |
사고... (0) | 2014.04.29 |
일상 중... (0) | 2014.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