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나는 낡아간다

오애도 2012. 1. 9. 22:38

 

지난 연말부터 원인 불명의 미열에 시달리고 있다. 처음엔 감기인가... 했다가 그 다음엔 몸살인가... 했다가 지금은 갱년기 증상인가... 로 버티고 있는 중.

 

유달리 손이 뜨거운데 이상하게 팔은 시렵고 살짝 몸이 붓기도 하고 소화도 별로이고 이래저래 여기저기가 지극히 정상은 아닌 거 같다.

마흔 아홉이다. 지금까지 크게 아픈 거 없고 어디가 크게 나쁠 거라는 두려움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알 살았고 또한 자신한테 주어진 몫의 삶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살았다. 나도 만약 어디 크게 아파서 세상 하직할 날이 오면 그냥 거기까지가 내 몫이려니... 하고 살 생각이다.

반 백년 가까이 내 영혼과 마음을 싣고 다니느라 몸 여기저기가 닳고 낡아가는 것은 당연한 자연의 이치..

 자연히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겠지.

병원엘 가볼까 하다가 늘 가는 약국에 들러 상담을 했더니 그냥... 증세란다. 병이 아니라...

 하여 병원엘 가도 대증요법으로 약을 줄 수 밖에 없을 거라길레 과립으로 된 한약 사흘치 받아왔다.

 

한 봉지 먹었더니 플라시보효과인지는 몰라도 열이 내려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잠을 잘 자는 게 중요하다는데 원래 없는 잠인데 요즘은 그것마저도 뒤척이는 경우가 잦다.

수면제를 먹어보면 어떨까요?

했더니

죽음으로 가는 길이죠...

 

사실 말만 그렇지 그런 거 안 먹는다. 차라리 밤새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하는 한이 있어도...

 

요즘은 다시 책에 필이 꽂혔다. 머리맡에 수북히 책을 쌓아놓고는 걸리는대로 읽는다. 화장실에 가서도, 작은 방에 앉아서도 애들 가르치는 틈틈이 마치 문자 중독증 환자처럼... 

재은이가 보느라 꺼내놓은 먼나라 이웃나라, 영어 문법책, 퀼트 책, 챠트집, ...10억 만들기, 선물 옵션 어쩌구, 세계사 등등... 참 시간은 많고 읽을 책도 많다. 머리는 나빠져서 이전처럼 후닥닥 이해가 되거나 깨닫는게  많지는 않다.

엊그제 교보문고에 들러 50프로 할인 데이 해당 책이 있길레 골라 들었었다. 세 권으로 된 서양 문화사였는데 망설이고 망설이다 결국 그냥 왔다.

집에 있는 책이나 완벽하게 읽어야지... 싶어서...

책은 사실 여러 권을 읽는 것보다 한 권을 여러번 보는 게 훨씬 많은 것을 깨닫는다.

 

여하간... 그동안 바느질도 열심히 해서 친구들 줄 교통카드지갑 세 개를 만들었다.

다시 내 필통도 카드지갑도 아이폰 주머니도 만들어야 한다. 지인 만날 때마다 툭툭 쏟아놓고 줘버려서 나는 다시 개털...

 

 

 

수업하러 오는 여자 알라들하고는 수업하고 잠시 막간을 이용해 바느질을 하는 중이다.

몸 컨디션만 빼면 나쁠 거 하나 없는 평온한 날들...

'나, 일상, 삶,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야 Seouler-??-  (0) 2012.01.17
룰룰 월요일...   (0) 2012.01.16
총기는 어디로 가는 걸까?  (0) 2012.01.02
새해... 새 날... 단상  (0) 2012.01.01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0) 2011.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