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거지같은 날씨에 콧물감기로 훌쩍거리며 바느질과 영어공부와 수업을 하면 지냈던 주말...
감기가 큰 병이 아니라서 고마운데 그 사소한 질병-?- 때문에 깎이는 일상의 무난함에 걸리적거린다고 투덜거리게 된다. 그러면서 비로소 감기조차 앓지 않을 때의 편안함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깨닫는다.
한 이틀 약먹고 자는 바람에 정말 짐승처럼 쿨쿨 잤었다. 자알 잔 덕분에-?- 체중이 줄었고 그렇게 약먹고 헤롱거리면서 혹, 병원에 입원해 있거나 큰 병으로 늘 약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그런 의미로 요따위 성가심은 감사함으로 받아 들여야지.
한참 전에 사놓은 코카린넨 천으로 지갑을 만들었다.
오리지날은 유와천으로 만든 연두색의 샤방한 잔꽃무늬인데 아마 사촌동생에게 들려 보냈을 것이다.
저 하늘한 코카천이 이뻐서 더 사려고 찾아보니 죄 품절... 딸랑 4분의 1마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내가 가진 아주 나쁜 버릇은 어떤 것에 대해 집착이 과하다는 것.... 흠...
손으로 만든 것은 저렇게 호화롭게, 듬직하게 아름답다. 아주 나쁜 것은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
사진 줄이는 것을 빠뜨렸네!!!
컨츄리 지갑은 벌써 다섯 개 째... 멀미가 나려고 한다.
그럼에도 저렇게 좋은 천들을 보고 있자면 그리하여 문득 무언가를 조물거릴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을 느끼면 이야!!! 그래도 내 인생은 참 럭셔리-??- 한 게 틀림없다고 생각된다. '대충'...이 안 되는 나쁜 버릇때문에 언제 저걸 다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지갑의 프레임 주문하면서 얼떨결에 산 올림푸스사 빈티지 프린트천... 예쁘고 고급스럽다. 넥라인에 빈티지 레이스를 두른 원피스 만들어 입으면 예쁠 듯 하다. ^^ 내가 입는 것은 어림없으니까 인형 옷이나 한 벌 만들어볼까나...
나는... 좋은 게 참 좋다. 내 삶도 그렇게 좋은 삶이었으면 좋겠지. 허접하거나 천박하지 않고...
그리고 그렇게 살아서 행복하면 되는 것이다. 좋은 것이 주는 행복은 좋은 삶에 대한 안목이라고 우긴다.
바느질 하면서 수학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갑의 배색천의 둘레와 바닥천의 길이는 분명 수학적인 함수관계가 있을텐데 계산법을 모르겠다. 고민하지 말고 제도반이나 이런 걸 들어볼까나..
대체 나란 인간은 어째서 완벽한 것 하나도 없고 늘 어정쩡하게 알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