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에 떠났다가 수요일에 왔으니까 여드레가 걸린 여행이었다.
확실히 나이가 들었다. 오래 전에 유럽에도 다녀왔었고 7년전 쯤엔 캐나다도 다녀왔었다. 그때 나는 시차때문에 고생을 했었나... 싶었는데 이번엔 돌아와 오늘 낮까지 어딘가 머엉해져 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한 숨도 못잤는데-열 네시간 반이 걸렸다.-출발하는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낮 한시니까 잠이 올리가 없었다. 게다가 여행중에 일 주일 동안 몽땅 합쳐서 스무 시간이나 잤나...
여하간... 어제는 수업도 하고 친구랑 막걸리도 마시고 와서는 밤을 꼴딱 새고 말았다. 그리하여 낮에 죽은 듯이 서너시간을 잤는데 아무래도 오늘밤도 꼴딱일 거 같다. 흠... 이건 뭐 낮과 밤이 전혀 다른데 갔다와서 아무렇지도 않은 것도 짐승같겠지만 이렇게 갤갤 하는 것도 유쾌하지 않다.
어쨌든 오늘 밤엔 자야한다. 주말 내에 꽉 차게 수업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나야 잠 못 잤다고 신경질이 나거나 짜증이 나는 일은 없지만 얼굴이 분명 병든 닭 꼴이 될게 뻔하다. 게다가 탱글탱글하지 않은 정신 상태로 사는 것은 당최 용서가 안된다.
하여 이 밤 중에 고사리도 삶아 놓고 참치 넣고 미역국도 끓였다. 밥 먹고 식곤증의 힘을 빌어서라도 자 보려고...
사실 난 먹는데 그닥 까다로운 인간이라고 생각진 않았는데 여행하고 돌아오니 체중이 삼킬로 쯤 줄었다. 확실히 나는 퍽퍽한 빵보다 따뜻하고 촉촉한 '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 인간이다. 하하.
돌아와 보니 연평도 사건이 터져서 나라 안이 어수선하다. 이건 정말 분단국가의 슬픔이자 성가심이다.
우얏든 내 나라가 좋다. 밥 먹고 사는 것도 좋고 좁은 곳에서 복닥복닥하면서 사는 것도 좋다. 비록 대포를 쏘아대면서 무고한 사람들이 죽기도 하는 쉬는 전쟁의 땅이고 인공의 섬이긴 하지만 그 비정상적인 모습까지도 끌어안고 살아야 한대도 여기가 좋다.
오늘은 주시기군들이 주르륵 과하게 미끄럼을 탔다. 뭐 당연한 일이니까 계좌가 푸르댕댕해도 그닥 걱정 되지 않는다. 폭풍이나 파도는 항상 치는 것이 아니니까...조만간 잔잔해 지겠지.
삶은 늘 잔잔이 주욱 편안하게 가지 않는다. '나'와 상관없이 흔들리고 넘어지는 법이니까.
여행의 좋은 점은 돌아올 수 있는 행복을 선사한다는 것!!!!
그리고 돌아와 으쌰~~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에너지를 충전해준다는 것!!!
슬슬 잠이 오려는 징조가 보인다.
자야지...
'나, 일상, 삶,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켁켁!!! 목이 아프다. (0) | 2010.12.11 |
---|---|
몸살은 때로 필요하다. (0) | 2010.12.01 |
흐흠.... (0) | 2010.11.14 |
밤에 나서다. (0) | 2010.11.06 |
밤에 바암을 먹으며... (0) | 2010.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