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암이 왔다.
며칠 전 학부형이 갖다준 밤이 너무 맛있어서 그 분한테 부탁해 두 자루-??-나 샀다. 좀 과장해서 이게 거의 주먹만해서리 두어개 먹으면 배가 부르다. 하여 지금 막 몇 개를 삶아서 까먹고 있다. 흠...
옛날 얘기에, 노모가 병들어서 의원한테 갔더니 날마다 밤 하나씩을 자시면 나을 거라는 처방을 받았다. 아들은 곤혹스러웠다. 매일매일 정성스럽게 밤을 잡숫게 할 마누라가 아니었으니까...
하여 꾀를 낸다는 것이 밤을 매일 하나씩 자시면 노인네들 일찍 죽는다고... 그랬더니 어찌나 정성스럽게 날이면 날마다 밤을 드리던지... 하여 노모는 다시 건강해졌고 나중에 남편을 뜻을 알아챈 아내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으로 효도하는 며느리가 됐다는 이야기다.
분명 밤의 효능이 주제였음에도 여러가지 의미가 들어 있는 이야기다. 아주 어릴 적 초등학교 선생님한테 들은 이야기...
많은 여자들은...
아들 낳기 바라면서 시댁이라면 싫어서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시댁이 싫으면 당연히 시댁-??- 이 되면 안된다. 하여 아들 낳는 것을 포기하거나 혹 아들이 생겼다면 그저 독신으로 늙게 하거나... 더 이상 시댁을 만드는 것은 죄악이다. ㅋㅋ
여자는 살면서 다아 한 번씩 돌아가며 하게 돼 있다.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도 시누이도 올케도 며느리도 딸도 이모도 고모도 아내도 어머니도...
뭐 나야 시집을 안 갔으니까 저기서 하는 것이라고는 달랑 딸 노릇이나 시누이 노릇, 그리고 고모 노릇밖에 없지만서도... 그러니 니가 뭘 아느냐는 식의 논조는 그러나 옳지 않다. 누가 뭐라든 사람은 그저 인간노릇을 하고 사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과부나 독신으로 살거나 또는 누구의 아내나 며느리로 사는 것하고 별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뭐 일케 혼자 사는 것을 어디 좀 모자라서 그러지 하고 믿는 시각도 더러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믄 뭐 꽈악 차서 결혼씩이나 하고 살면 좀 세상이 완벽하고 아름다워져야 하는데 어째 혼자 사는 우리들-??-보다 더 욕심 사납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훨씬 많은지 모르겠다.
나는 아이들 가르치면서 '내 새끼'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왜냐하면 그저 아이들 모두에게 편견없이 똑같은 양의 사랑을 줄 수 있고 그게 전부라고 믿기 때문이다. 만약 내새끼가 있었다면 분명 사랑에 있어 색깔의 농담과 크기와 양의 차이가 있을테니까 말이다.
어찌됐든 삶은 밤 먹으면서 얘기가 너무 먼 데까지 갔다.
크고 맛있는 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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