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시려는 모양이다.
열어 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와 행운목 이파리를 흔든다. 여름 내에~ 오는 손님들하고 지내느라 정작 나는 꼼짝 안 했다. 하여 대충 휴가철도 지나고 조금은 한가해졌다고 믿고 짧은 여행을 가기로 하고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주먹밥을 쬐끔 싸고 이러저러하게 준비하고 기다리는 중...
추석이 지나고 나면 가을이 다아 간 것 같고 여름 휴가를 갔다오면 여름이 다아 간 것 같고 설날이 지나면 겨울이 다아 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이거나 풍습이긴 하지만 이상하게 자연이라는 것도 때로는 거기에 발맞추어 가는처럼 보이는 것은 그저 얕은 심리적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지...
바람 설설 불고 어두컴컴한 아침...
이제 일어나 슬슬 보따리를 챙기고, 가스 중간 밸브를 잠그고 창문도 잠그고 어항의 불도 끄고 집을 나서야겠다.
그렇게 빈집에서 어항의 물고기들은 헤엄을 칠 것이고 행운목들도 자랄 것이고 시간도 슬금슬금 가겠지.
정말 그럴까? 내가 없는 공간에서 정말 공간은 존재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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