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그래피티...

오애도 2009. 8. 17. 09:54

눈 다래끼가 난 모양이다.

어제 아침에 일어났더니 눈 꺼풀이 붉게 부어 올랐고, 눈곱이 낀 것마냥 눈이 뻑뻑하다. 누꺼풀 주위에 동통이 있는 걸 보면 이제 시작이고, 한동안 계속될 것이고, 며칠은 꽤 성가실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다른 물리적인 질병들에 덤덤한 것에 비해 이건 단번에 병원엘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선 겉으로 보이는 것이고 자가 면역으로 치료하기엔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며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염려와 혐오감을 유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어제는 일요일인 관계로 약국도 병원도 안 가고 예전에 얻어놓은-약국에서 영양제 사는데 덧난 귓불 보고 약사가 소염제를 몇알 그냥 줬었다. 그냥 약 안 먹어도 괜찮아져요~~ 했더니 불쌍해 보였나보다... - 소염제 한 알 먹었는데 양약 효과 무쟈게 좋은 나는 어제 하루는 제법 낫는 듯 보였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여전히 눈꺼풀이 뻑뻑하다. 흠...

왜 그랬을까? 먹은 걸 곰곰 따져본다. 며칠 째 맥주를 마셔댔고, 닭고기를 먹었고 계란 프라이를 사흘 전도 매일매일 먹었는데 그때문일까?  

 

아직 다아 지나진 않았지만 올 여름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었다. 일 주일에 한 두 번씩은 동침자가 꼭 있었으니까...

늘 그렇듯이 일상이란 그렇게 몰려오고 몰려가는 것이다. 이건 정말 살면 살수록 절절하게 다가오는  변하지 않을 내 삶의 진리다.

 

금요일엔 사촌 동생이 와서리 집에서, 맥주집에서 종일~~ 이바구를 했다. 하여 목이 갔다.

어제는 모처럼 명동에서 친구 만나  맥주집에서 저녁내에~~ 이바구를 했다. 하여 또오 목이 갔다.

불쌍한 내 목. 흑흑.

어쨌거나 두 사람 다 내게는,  전혀 트러블 없이 서로를 인정해 주고, 비슷하게 쿨하며, 유사한 가치관에, 세계를 보는 방식이 닮은 사람들이다. 하여 서로 고무하는데도 대단히 뛰어나다.

 어느 날 불쑥,  언냐, 내 서울 간다~~ 하고 올라오믄 밤새 얘길하며 유쾌하고 기껍고 반갑다. 또 불쑥 언니, 얼굴 보고 싶은데 볼까요?하믄 좋오치!! 하고 만나서 어제 만난 듯 이야기하는것도 즐겁다. 

 

 이런!!! 또 노래 '운명'이 달착지근해진다.

 

오늘은.... 조용~~~히 말 안 하고 보내야겠다.

알고 보믄 난 무쟈게 조용~~~한 사람이다. 혼자서 입닥치고 조용~~히 있는게 하나도 안 지겹고 일 주일의 닷새는 분명 그렇게 지내고 있다.

 그럼에도 나를 만나는 사람들은 결코 나를 조용~~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이런!!!!!

허긴 내가 잠이 그닥 없다는 것도, 밥 세끼 외에는 하루 종일 먹는 게 별로 없다는 것도, 25미터 풀을 서른 번 왕복해도 숨도 안 차다는 것도, 깐풍기, 깐쇼새우, 마파두부 따위의 제법 요리스런 것들도 후딱!!! 해치운다는 것도 믿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ㅋㅋ. 슬프군.

   나는.... 월요일이 좋다. 이렇게 집에 있으면 한가하고 평화롭고 고즈넉하고...

뭐 다들 그렇게 혼자서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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